혼란스런 이탈리아 봉쇄 완화 "애인 방문은 되고 친구는 안돼"

입력 2020-05-04 19:07   수정 2020-05-04 19:10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처의 단계적 완화에 들어갔다. 다만, 해제 또는 유지되는 규정의 경계가 애매모호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엇박자가 나고 있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탈리아 전역의 제조업과 도매업, 건설 공사 작업 등이 정상화됐다. 앞서 전략 수출기업과 공공 부문 인프라 공사 등은 지난달 27일 먼저 정상화된 바 있다.

이동의 자유도 일부 풀렸다. 그간 허용된 식료품·의약품 구매, 건강·업무상 필요 등 외에 가족·친지를 만나러 가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동할 땐 그 사유를 명시한 자술서를 작성·소지해야 하는 것은 기존과 같다.

하지만 두 달만의 자유에도 시민들은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같은 주에 거주하는 가족·친지 방문이 가능해진 것과 관련해 가족·친지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모호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정부는 혈족을 포함해 '지속적인 애정 관계에 있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이 기준에 따라 애인은 가능하지만 아무리 친밀하다 해도 친구 집 방문은 허락되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엿다.

하지만 여전히 그 기준이 자의적이고 애매하다는 지적이 많다. 37세의 한 시민은 "우리는 5월 4일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지만 결국 우리에게 온 것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망"이라며 "정부가 나에게 정말 자유로워졌다고 말할 때까지는 혹시 규정을 어긴 게 아닌지 하는 두려운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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