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낮아도 원금 지킨다"…돈 몰리는 ELB

입력 2020-05-05 15:53   수정 2020-05-0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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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을 잃지 않게 설계된 주가연계 파생결합사채(ELB)에 개인투자자와 퇴직연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안전성이 높은 상품으로 눈을 돌린 결과다.

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ELB는 총 167건, 2조1098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지난 2월(9453억원)과 3월(9184억원)에 비해 100% 이상 급증했다.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를 뛰어넘었다. ELS는 지난달 총 2조950억원어치가 발행되는 데 그쳤다. 증시가 폭락하면서 상당수 ELS가 손실구간으로 접어든 영향이다. 통상 ELS의 월간 발행액이 ELB의 4~5배가 넘는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현상으로 여겨진다.

ELS와 ELB의 원리는 같다. 만기에 기초자산인 코스피200, 유로스탁50 등 주가지수가 특정 구간에 있으면 약속한 금리를 받을 수 있다. ELS는 수익률이 연 7%를 뛰어넘기도 하지만 원금을 몽땅 잃을 수도 있다.

ELB는 투자자에게 약속하는 수익률이 연 2~3%가량으로 ELS에 비해 낮다. 대신 원금을 지켜준다. 투자자에게 받은 돈의 90% 이상을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거나, 별도 파생계약을 통해 원금 손실 위험을 전가해놓는 방법을 사용한다. 지수가 손실 구간에 접어들더라도 이자를 받지 못할 뿐 원금을 지켜준다.

금융사들은 지난해부터 1년 만기 ELB를 퇴직연금에 담는 상품을 속속 내놨다.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은행(키움증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만기일 지수가 기준가 이상이면 원금의 2%의 가량의 수익을 얹어주는 상품이다.

그런데 최근 3개월 만기 ELB의 인기가 높아졌다는 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기초자산인 지수의 요동이 심해지면서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나타났고, 여차하면 ELB 자금을 다른 금융투자상품으로 돌리겠다는 의미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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