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ELB는 총 167건, 2조1098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지난 2월(9453억원)과 3월(9184억원)에 비해 100% 이상 급증했다.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를 뛰어넘었다. ELS는 지난달 총 2조950억원어치가 발행되는 데 그쳤다. 증시가 폭락하면서 상당수 ELS가 손실구간으로 접어든 영향이다. 통상 ELS의 월간 발행액이 ELB의 4~5배가 넘는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현상으로 여겨진다.
ELS와 ELB의 원리는 같다. 만기에 기초자산인 코스피200, 유로스탁50 등 주가지수가 특정 구간에 있으면 약속한 금리를 받을 수 있다. ELS는 수익률이 연 7%를 뛰어넘기도 하지만 원금을 몽땅 잃을 수도 있다.
ELB는 투자자에게 약속하는 수익률이 연 2~3%가량으로 ELS에 비해 낮다. 대신 원금을 지켜준다. 투자자에게 받은 돈의 90% 이상을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거나, 별도 파생계약을 통해 원금 손실 위험을 전가해놓는 방법을 사용한다. 지수가 손실 구간에 접어들더라도 이자를 받지 못할 뿐 원금을 지켜준다.
금융사들은 지난해부터 1년 만기 ELB를 퇴직연금에 담는 상품을 속속 내놨다.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은행(키움증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만기일 지수가 기준가 이상이면 원금의 2%의 가량의 수익을 얹어주는 상품이다.
그런데 최근 3개월 만기 ELB의 인기가 높아졌다는 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기초자산인 지수의 요동이 심해지면서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나타났고, 여차하면 ELB 자금을 다른 금융투자상품으로 돌리겠다는 의미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