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서면서 삼성물산이 들썩였다. 그룹의 불확실성 해소로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의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보다 6600원(6.61%) 상승한 10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1% 넘게 급등하며 11만5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4일 5% 넘게 급락하며 10만원선을 내어준 지 하루만에 상승했다.
개인 외국인이 각각 9억원, 68억원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74억원 쓸어담았다. 기관중에선 투신 연기금 등이 각각 28억, 3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날 오후 3시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삼성그룹 사옥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한 직후 삼성물산의 주가는 상승폭을 키웠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로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때부터 내려온 경영권 승계 의혹과 노조 설립 방해 문제에 대해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또 이 부회장은 "이젠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노사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서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제 더이상 삼성에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도 상승 마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7% 급등했고 대장주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중공업 호텔신라는 1~2% 올랐고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전기는 3~4% 강세를 나타냈다. 우선주인 호텔신라우는 8%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앞서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움직였다는 의혹을 받았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 3월 11일 그룹 총수인 이 부회장의 사과를 권고한 바 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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