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값도 6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강남 지역에선 지난달 4·15총선 직후 쏟아진 ‘급급매’들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하락폭이 줄었다.
7일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주(지난달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6% 떨어졌다. 6주 연속 내렸지만 지난주(-0.07%)보다는 하락폭이 축소됐다.
4·15 총선에서 압승한 여당이 부동산 안정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감정원 관계자는 “시장에선 4·15 총선 이후 안정화 정책 유지 및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양도세 중과 유예로 인한 절세 매물 출현 등에 따른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대체로 연휴기간 내 매수관망세 보이며 하락세를 지속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북 지역에서도 매수세가 실종됐다. 올 초까지 중저가 아파트가 많아 강세를 이어갔지만 현재 시장에선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봐 불확실성이 크다고 여기는 중이다. 한강 이북 14개구 모두가 하락 혹은 보합을 기록했다. 마포구(-0.07%), 용산구(-0.06%), 성동구(-0.02%) 등에서 주요 단지 호가가 떨어지며 하락폭이 확대됐다. 그간 강북 상승세를 이끌던 노원구(-0.02%)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서울 한강 이남 11개 구의 아파트 값은 하락 속도가 줄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가 하락폭을 줄였기 때문이다. 강남(-0.29→-0.23%)·서초(-0.27→-0.24%)·송파(-0.17→-0.12%) 등 강남 3구 모두가 지난주 대비 내림폭이 둔화됐다. 재건축 아파트 등 일부 단지에서 보유세 절세를 위한 급매물이 연휴 기간 대부분 소진되면서 실거래가가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올랐다.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는 지난달 말 가격이 최저 18억원까지 내렸다가 최근 18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현재 나와 있는 매물 호가는 이보다 높은 19억원대다. 강남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3차 전용 82㎡는 지난달 실거래가가 19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1억원 넘게 오른 20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압구정동 A공인 관계자는 “총선 직후 급매물이 많이 나오며 가격이 내리긴 했지만 최근엔 매물이 줄고 매수 문의는 늘었다”며 “새로 나오는 매물들의 호가가 약간씩 올라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교통 호재가 있거나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는 여전하다. 수원 팔달구(0.38%)는 신분당선 연장, 인덕원선 건설 등 교통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화서·우만동 위주로 크게 뛰었으며 최근엔 그간 상승폭이 적었던 단지들에서도 호가 상승세가 감지되는 중이다. 용인 수지구(0.25%)는 상현·죽전동 비역세권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신흥·단대동 등에서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성남 수정구(0.46%)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지방은 보합세(0.00%)로 주춤하고 있다. 부산이 0.04% 떨어지며 지방 광역시 중 가장 많이 내렸다. 올 초까지 오름폭이 컸던 해운대구(-0.09%)나 동래구(-0.04%) 등에서 상승 피로감이 나오면서 집값을 끌어내렸다.
한편 전세시장은 집값 하락 우려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전셋값은 서울(0.01%→0.02%)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전국적으로도 지난주와 동일한 0.04% 오름폭을 유지하는 중이다. 다만 지방은 0.03%로 지난주(0.02%)보다 오름폭이 소폭 둔화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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