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국내에 '동숲'이 출시된 이후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품의 인기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담은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일본의 수출제한조치로 우리가 뜨겁게 일본제품을 불매했던 일은 다 추억이 된 것이냐", "일본 불매운동을 계속하지 않고 동숲을 구매하는 것은 한국인의 '냄비 근성'"이라는 자조 섞인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동숲 관련 인증샷을 온라인에 올리는 행동에 대해 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 네티즌은 "개인적으로 게임을 좋아해서 (동숲을) 구매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도 온라인에 너무 좋다는 듯 글을 올리는 것은 개인적으로 불편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제품을 사는 것이 당연시될 것 같다. 혼자 조용히 즐겨달라"고 덧붙였다.
대중들에게 얼굴이 널리 알려진 연예인의 경우 동숲 플레이를 인증했다가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개그맨 유민상씨는 지난달 유튜브 계정에 동숲 플레이 영상을 올렸다가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았고, 이후 유튜브 채널의 모든 콘텐츠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하지만 불매운동은 개인의 취향에 따른 문제이므로 서로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자녀를 위해 동숲 에디션을 구매했다고 밝힌 주부 박모씨(44)는 "개인적으로는 일본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서 "하지만 아이가 자신의 친구들은 모두 '동숲'을 한다면서 '동숲'을 모르면 자신만 왕따가 된다고 말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부모라면 아이가 유행에 뒤처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인지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디션을 구매해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밝힌 한모씨(34)는 "대표적인 일본 불매 상품인 유니클로는 대체재가 있지만 '동숲'은 대체재가 없다"면서 "게임을 굳이 해야겠느냐고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것도 하나의 취미생활이니 존중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사람의 취미생활을 두고 과도하게 간섭하는 것은 부적절한 지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불매운동은 절대 강요될 수는 없다. 개개인의 선택을 나 역시 존중한다"면서도 "하지만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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