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差 70→113배…금값된 금 대신 '은테크' 부상

입력 2020-05-07 17:56   수정 2020-05-08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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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은의 가격 차이가 100배 이상으로 벌어지면서 저평가된 은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멈춰선 글로벌 경제 활동이 재개되기 시작하면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금 시장 전문가인 로스 노먼의 분석을 인용해 “지난 3월 금값이 은보다 최대 125배까지 기록적으로 높아졌다”며 “지금은 격차가 다소 줄어 113배 정도”라고 전했다. 통상 가격 차이는 70~80배 사이에서 움직였다.

이날 기준 금값은 온스(약 31.1g)당 1695달러, 은값은 온스당 15달러 수준이다. 영국 투자회사 CTPM의 이언 윌리엄스 회장은 “금처럼 은도 인플레이션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며 “지금껏 은값이 금값에 비해 이렇게 떨어진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은값은 올 3월 18일 온스당 11.62달러로 1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뒤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의 은 보유량이 크게 늘어나면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가들은 앞으로 경제가 회복하면서 1년 내 은값이 온스당 2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캐나다 하이버리캐피털의 그랜트 비슬리 펀드매니저는 “금값 상승세가 지속될수록 은값이 싸다고 느끼는 투자자가 급증할 것”이라며 “투자 열기가 높아지면 개인들도 가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은 수요가 작년 대비 7%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회복이 가시화하면 각종 전자제품과 태양광 패널 등을 제조하기 위한 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첨단 산업인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및 자율주행자동차 부품 등에도 은이 쓰인다.

금값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를 비롯해 캑스턴어소시에이트, 다이먼아시아캐피털 등은 모두 금값 강세를 전망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헤지펀드는 정부 지출 확대와 맞물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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