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코로나로 좁아진 하늘길, 다시 넓어질까

입력 2020-05-08 15:43   수정 2020-05-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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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잦아들 때를 대비해 조심스레 국제선 노선을 확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는 화물 수요 등을 고려한 조치로,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갈길이 먼 수준이다. 1분기 실적 시즌에 접어든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대규모 적자 기조 지속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 1위 대한항공은 다음달 국제선 노선 운영을 소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화물 수요 증가와 코로나19 사태 완화 후 여객 수요 개선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총 110개의 국제선 노선 중 32개 노선을 주간 146회씩 운항한다. 이달 13개 노선에서 주간 55회 운항하던 것과 비교해 노선 수를 세 배 가까이로 늘린 것이다. 다만 78개 노선은 여전히 운휴 상태를 유지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각국의 코로나19 완화 이후 여객 수요 증가에 대비,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다음달 운항 노선을 추가했다"며 "여객과 화물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노선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미주(LA·뉴욕·샌프란시스코·애틀랜타·시카고·워싱턴·시애틀·밴쿠버·토론토)를 비롯해 유럽(파리·런던·암스테르담·프랑크푸르트), 동남아(방콕·마닐라·프놈펜·자카르타·쿠알라룸푸르·양곤·하노이·호찌민·싱가포르), 동북아(도쿄 나리타·선양·타이베이·베이징·상하이 푸동·광저우·무단장· 칭다오·옌지·울란바타르) 노선을 운항한다. 중국 노선과 몽골 노선의 항공편은 국가별 항공편 운항 또는 입국 제한 사항 변동에 따라 예약 접수한다. 대양주는 운휴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다음달 노선을 추가하더라도 6월 국제선 좌석 공급량은 코로나19 사태 전인 평시 대비 20% 수준에 그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달의 경우 좌석 공급량이 10%에 그쳤던 점에 비하면 추가됐지만 여전히 미흡하다"고 말했다.

외항사들도 일부 노선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카타르 정부 소유의 카타르항공은 각국이 코로나19 봉쇄를 완화한다면 이달 안으로 52개 노선을 재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또한 다음달에는 80개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는 것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전 노선의 절반 가량의 노선을 재운항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속 다수 항공사가 노선을 셧다운(일시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카타르항공은 서울을 포함한 33개 주요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또한 외신에 따르면 터키의 국적 항공사인 터키항공이 다음달부터 한국 등 19개국을 오가는 국제선 운항 재개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운항 재개 예정인 19개국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와 덴마크·스웨덴·독일·노르웨이·오스트리아·네덜란드·벨기에 등 유럽, 캐나다, 레바논 등이 포함됐다. 터키 항공은 매주 75편의 국제선을 운항하고, 8월까지 국제선 운항 국가와 편수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고사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현 시점에서 업황 바닥을 논하기에는 시기 상조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가 3분기까지 지속된다면 국내 항공업계의 자본잠식은 불가피하다"며 "적자에 따른 자본 축소, 부채비율 상승이 우려되고,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양호한 항공사들도 3분기부터는 자본잠식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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