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는 못할 것 같습니다"…브리핑룸 찾은 文의 인사

입력 2020-05-10 16:22   수정 2020-05-10 16:26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을 맞은 10일 대국민 특별연설을 위해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상주 공간인 춘추관 내 2층 브리핑룸을 찾았다. 약 다섯 달 만이다.

문 대통령이 춘추관 브리핑룸을 찾은 것은 취임 후 여섯 번째다.

첫 번째는 취임 당일인 2017년 5월 10일,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인선을 발표할 때였다.

같은달 19일에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 사실을 직접 발표했다. 이틀 뒤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의 인선을 발표하고자 춘추관으로 나섰다.

2018년 5월 27일 춘추관 브리핑룸을 찾은 문 대통령은 그 전날 판문점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전했다. 지난해 12월 17일에는 정세균 국무총리 지명을 직접 밝혔다.

여섯 번째인 이날은 오전 11시 정각보다 다서 앞서 입장했다. 문 대통령은 차분한 목소리로 22분간 준비한 연설문을 읽어 내려갔다.

연설문은 각 수석실이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한 결과를 취합하고, 수석급 이상의 토론을 거쳐 초안이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실무진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현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점, 코로나19 방역 성과와 관련한 모든 공은 국민에게 돌려야 한다는 점을 담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을 받은 문 대통령은 지난주 일정을 최소화한 채 포스트 코로나 관련 내용을 검토했다. 유흥업소에서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상황까지 반영해 연설 전날 저녁에서야 최종 문안을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진행을 맡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지목한 3명의 기자로부터 한국형 뉴딜, 지역경제 회생 방안, 남북관계와 관련한 질문을 받아 직접 대답했다.

청와대는 연설 한 시간 반 전에 리허설을 진행하는 등 준비에 공을 들였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했다.

기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소독제로 손을 소독한 다음,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곳의 방문 여부 등을 묻는 문진표를 작성한 다음에야 브리핑룸에 입장할 수 있었다.

브리핑룸 내 좌석도 기자 간에 거리를 유지하도록 2인용 책상에 한 명씩 '지그재그' 형태로 앉을 수 있게 배치됐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문답까지 마친 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 조치를 염두에 둔 듯 "악수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인사만 하고 가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맨 앞줄에 앉은 기자들과 간단하게 인사한 후 춘추관을 나섰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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