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직구WHR, 급락한 美 리츠 EPR에도 '기웃'

입력 2020-05-10 17:16   수정 2020-05-11 01:26

글로벌 반등장에서 낙폭 과대주를 찾아 헤매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미국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인 EPR 프라퍼티즈(EPR)에 대거 몰렸다. EPR이 주식 게시판에서 알짜 배당주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최근 한 달 순매수액이 전체 시가총액의 1%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EPR이 최대 투자 매력인 배당 전략을 수정하자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1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EPR 주식 1403만달러(약 171억3063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가 구매한 미국 주식 중 9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나 코카콜라 등 인지도 높은 대형주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지난달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EPR 순매수액 규모는 2644만달러로, 8일 기준 EPR 시가총액(21억5000만달러)의 1.23%에 달한다.

EPR은 미국 내 영화관과 놀이공원, 수영장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사립학교 등 교육 시설에 투자하는 리츠다. 부동산 자산을 운용해 발생하는 수익을 매달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한다. 코로나19발(發) 급락장에서 EPR 주가가 13.92달러(3월 18일)까지 하락하자 지난해 배당금을 기준으로 한 배당수익률은 17%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관광 및 유흥 시설을 중심으로 한 EPR은 각종 악재 속에 주가 역시 침체된 상태다. 지난해 EPR 매출의 18%를 차지한 미 최대 영화관 사업자 AMC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1분기 이후 방문객 감소로 당분간 시설에 대한 임차료를 지급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급기야 EPR은 지난 6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달 임차인에게 거둔 임대료 수익이 계약상 금액의 15%에 불과하다며,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월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진정 때도 미국 오프라인 리테일과 헬스케어, 카지노 등 체험형 리츠는 한동안 과거와 같은 활발한 국경 외 활동이 어렵다는 점에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비중 축소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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