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EPR 주식 1403만달러(약 171억3063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가 구매한 미국 주식 중 9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나 코카콜라 등 인지도 높은 대형주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지난달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EPR 순매수액 규모는 2644만달러로, 8일 기준 EPR 시가총액(21억5000만달러)의 1.23%에 달한다.
EPR은 미국 내 영화관과 놀이공원, 수영장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사립학교 등 교육 시설에 투자하는 리츠다. 부동산 자산을 운용해 발생하는 수익을 매달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한다. 코로나19발(發) 급락장에서 EPR 주가가 13.92달러(3월 18일)까지 하락하자 지난해 배당금을 기준으로 한 배당수익률은 17%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관광 및 유흥 시설을 중심으로 한 EPR은 각종 악재 속에 주가 역시 침체된 상태다. 지난해 EPR 매출의 18%를 차지한 미 최대 영화관 사업자 AMC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1분기 이후 방문객 감소로 당분간 시설에 대한 임차료를 지급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급기야 EPR은 지난 6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달 임차인에게 거둔 임대료 수익이 계약상 금액의 15%에 불과하다며,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월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진정 때도 미국 오프라인 리테일과 헬스케어, 카지노 등 체험형 리츠는 한동안 과거와 같은 활발한 국경 외 활동이 어렵다는 점에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비중 축소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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