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버스 '강자' 에디슨모터스 "테슬라에 도전"

입력 2020-05-10 18:03   수정 2020-05-18 16:59

에디슨모터스는 2010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전기버스를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했지만 2015년 중국 회사에 팔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7년 에너지솔루션즈에 인수된 뒤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핵심기술을 자체 개발하며 기술형 제조기업으로 변신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기버스 168대를 판매했다. 작년 국내에서 팔린 전기버스의 3분의 1에 달한다. 매출은 전년보다 3.6배 증가한 809억원으로 뛰었다. 전년 105억원 적자였던 영업손익은 5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방송사 PD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강영권 에너지솔루션즈 사장 겸 에디슨모터스 사장(사진)은 “에디슨(모터스)이란 이름에 걸맞게 미국 테슬라를 뛰어넘는 전기차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 모빌리티 대표주자

에디슨모터스는 1998년 복합소재 부품을 생산하는 한국화이바의 친환경차량사업부로 출발해 친환경 압축천연가스(CNG)버스와 전기버스를 개발해왔다. 국내 전기버스 시장의 정체로 2015년 중국 타이치그룹에 팔리며 TGM으로 이름이 바뀌기도 했다. KBS와 SBS에서 13년 동안 PD로 활동했던 강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기반을 닦은 뒤 전기차 관련 기업을 찾다가 2017년 1월 이 회사를 인수했다. 이 회사가 축적한 전기버스 기술을 높이 평가해서다.


인수 후 발명왕 에디슨처럼 기술 개발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미를 담아 사명도 ‘에디슨모터스’로 바꾸었다. 강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라며 “직원들 모두 창조자가 돼 테슬라를 추월하자”고 강조했다. 2017년 전기버스 60대를 판매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경쟁사가 전기버스를 출시하며 2018년엔 20대 판매에 그쳤다. 매출은 줄었고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2.5배 늘어나 위기에 직면했다.

절치부심 끝에 지난해 출시한 전기저상버스 ‘뉴 이-화이버드’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서울, 수원 등의 주요 버스 운수업체에 팔려나갔다.

자체 기술력으로 승부

에디슨모터스의 강점은 자체 개발한 기술력이다. 배터리 팩을 직접 생산하고 모터를 자체 개발했다. 원가를 낮추고 품질을 높이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고에너지 리튬이온(NCM) 배터리팩은 계열사 에디슨테크의 작품이다. 자체 설계한 알고리즘으로 전류 전압 온도를 조절하는 제3세대 스마트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을 적용했다. 용량은 272㎾h로 경쟁 제품(256㎾h)에 비해 크면서도 충전시간은 58분으로 단축시켰다. 이를 장착한 뉴 이-화이버드 스마트 11은 한 번 충전으로 378㎞(환경부 평가 기준)를 운행할 수 있어 효율이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지구온난화로 탄소 배출 감축이 화두인 가운데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자동차로 변해가고 있는 트렌드를 기회로 삼고 있다. 버스 트럭 등 상용차를 시작으로 앞으로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내놓을 계획이다. 향후 관련 기술을 전기요트, 전기선박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 연구도 진행 중이다.

중국산 저가 전기버스의 도전은 넘어야 할 가장 큰 위협 요소다. 강 사장은 “중국 정부는 다양한 논리로 중국산과 외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차별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중국산에도 똑같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한국 업체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이상직 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대창모터스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군산 상생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강 사장은 “기존 부품업체를 살리고 고용위기지역인 군산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완성차 제조공장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4월 새만금지역에서 착공식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커져 9월로 늦췄다”고 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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