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한류 확산의 변곡점마다 정부 주도의 한류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커졌다. ‘조용한 지원’으로 관련 산업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산발적인 한류 행사에 몰두한 탓에 중장기적인 비전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들은 콘텐츠의 자연스러운 확산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정봉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는 “콘텐츠는 흘러가는 것”이라며 “콘텐츠의 본질을 믿고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이 시장은 의도적으로 설계하거나 진흥 운동을 한다고 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한류는 민간의 자생적인 움직임과 창의적인 노력으로 확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류 콘텐츠의 위상에 비해 여전히 취약한 플랫폼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리만의 콘텐츠’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흘러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손잡고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웨이브’를 출범시키고, CJ ENM과 JTBC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자체 OTT ‘티빙’을 강화하고 있지만 넷플릭스에 한참 밀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국내 사업자와 달리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한류 콘텐츠 수익의 많은 부분이 외국 플랫폼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한국판 넷플릭스’를 키워야 한류로 인한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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