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지난 9일 A씨를 갓갓으로 특정해 소환 조사하던 중 A씨의 자백을 받고 그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A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구체적인 혐의를 설명할 계획이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은 12일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이뤄진다.
n번방은 지난 3월 구속된 조주빈 씨(25)가 운영한 ‘박사방’의 원조 격이다. A씨는 지난해 9월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며 n번방을 떠난 뒤 종적을 감춰왔다. A씨 등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한 텔레그램 대화방의 주요 운영자는 모두 10대, 20대로 드러났다. 그중에서 그나마 연령대가 높은 운영자가 각각 24세, 25세인 A씨와 조씨였다. 박사방 운영 공범으로 지난달 검거된 ‘부따’ 강훈 군(18)과 ‘이기야’ 이원호 군(19)은 10대였다.
이들을 포함해 지난 7일까지 경찰에 붙잡힌 디지털 성범죄자 430명 중 307명이 10대, 20대다. 10명 중 7명 꼴이다. 20대가 173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대는 134명이었다. 이어 30대(90명)·40대(25명)·50대 이상(8명)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피의자 대다수가 10대, 20대인 점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디지털 기술 등을 잘 아는 세대에서 새로운 유형의 성범죄가 확산되고 있다”며 “10대, 20대로 이뤄진 소위 ‘마켓 운영자’를 중심으로 30대, 40대 ‘고객층’까지 일종의 생태계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범죄 재발을 막으려면 대화방 유료회원을 샅샅이 수사해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승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장은 “(성착취물) 소지는 물론 시청까지도 사법당국이 적극 처벌했다면 이런 사태까지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은/김남영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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