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방송 통해 입양한 유기견 버리고 떠났다

입력 2020-05-12 09:13   수정 2020-05-1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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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파문으로 사퇴한 뒤 반려견을 버리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재직 시절 '유기견 입양 문화 확산' 홍보를 위해 유기견을 입양했다.

부산시는 최근 오 전 시장 부부가 관사에서 키우던 반려견 '핫'과 '루비'를 입양했다고 11일 밝혔다. 한번 버려진 유기견을 필요에 따라 입양하고 다시 버린 것이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시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의 가족이 지난달 말 강아지를 못 키워 파양한다며 부산시에 입양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달 23일 사퇴한 뒤 행방을 감추고 경남 거제 등지로 잠적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 전 시장의 가족도 오 전 시장 사퇴 직후 관사를 떠났다. 이후 반려견 핫과 루비는 관사에서 버려진 채 관리인의 도움을 받으며 지내왔다.

핫과 루비는 2018년 8월 오 전 시장의 부인 심상애 씨가 입양한 반려견이다. 당시 모 방송국 유기견 입양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배우 김수미 씨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오 전 시장에게 입양을 요청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선뜻 입양하겠다고 화답했다. 오 전 시장은 이때 언론을 통해 "시민들도 유기견을 적극적으로 입양해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핫과 루비의 입양 과정은 당시 방송으로 소개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1월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유기견 문제에 대해 시장직을 떠나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며 "유기견 입양은 입양이 되고 안 되고 문제가 아니고, 유기견의 생과 사를 가르는 문제이다. 유기견 입양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핫과 루비는 입양 이후 줄곧 관사에서 지냈으며 시민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핫과 루비가 거주하는 공간의 펜스에는 '핫과 루비는 방송국 프로그램을 통해 오거돈 부산시장이 입양한 유기견 남매다. 유기견 문제의 심각성에 따른 입양 권장 등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조성에 앞장서고자 참여한 동물사랑 실천프로젝트의 일환이다'고 소개돼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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