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재난지원금 배민도 되는데…마트 왜 안되나요?

입력 2020-05-12 11:25   수정 2020-05-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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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쓰게 해줘야지. 우리 같은 맞벌이 부부에 시장근처에 살지도 않으면 어디서 쓰라는건지."(네이버 아이디 "jjy*****)

“작은 마트들 라면 가격이 평소보다 올랐더라고요.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때문인지 생각 못했는데…"(네이버 아이디 410*****)


정부가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다룬 기사에 최근 달린 댓글들이다. 이번주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절차에 돌입하면서 12일 장보기 사용처에 대해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유통업계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포함 여부에 따른 희비교차가 엇갈리고 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한적" 지적 이어져

온라인에서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처가 제한돼 불편을 우려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높다.

긴급재난지원금은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온라인쇼핑몰, 대형전자판매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신용·체크카드로 하나로마트 사용은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소상공인과 지역 상권을 대상으로 사용처가 한정돼 있다. 편의점과 식음료 프랜차이즈, 헬스앤뷰티(H&B)스토어는 사용처에 들어가 있지만 가맹점이 아닌 직영점의 경우 사용을 못할 수 있으니 사용 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 긴급재난지원금 기사에 댓글을 단 네이버 아이디 hji*****는 "누굴 위한 재난 지원인지…사용처 강화 좀"이라며 활용처가 아쉽다는 의견을 남겼다. 네이버아이디 tak*****도 "(긴급재난지원금) 모바일 상품권 사용처가 없다. 편의점, 하나로(마트) 뿐"이라고 토로했다.

"재래시장에서는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하기가 눈치가 보인다"는 의견을 피력한 댓글들도 눈에 띄었다. 네이버아이디 lsb*****도 "재래시장 상인들은 카드를 기피하고, 일부에서는 물건값 더 받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네이버아이디 new****는 "긴급재난지원금주기 전에 사용처부터 홍보해야되지 않나"라며 "사용처도 지역마다 다 다르고 쓰는데 찾아서 알아서 결제하라는건가"라고 의견을 남겼다.

반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과 지역 상권 활성화 취지에 맞게 잘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네이버아이디 nay*****는 "동네 정육점 등 소가게들 모두 재난지원금을 사용할수 있다. 사용처가 아주 많으니, 잘 소비하면 좋겠다"고 다른 사람들을 격려했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 대형마트·SSM 사용처 제외에 울상

유통업계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인한 희비교차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타격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지류(종이화폐)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지 않으면 8월 31일까지 전액 소진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와 SSM 업계는 생활필수품을 주축으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걱정이 크다. 이태원발 집단 감염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조짐을 보이며 오프라인 매장 수요 공백 장기화가 우려되는데다 편의점 등에 수요를 추가로 뺏길 수 있다는 걱정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실상 편의점과 소상공인 운영 슈퍼마켓 등을 주축으로 8월 말까지 소진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먹거리와 생필품 수요가 많을 것"이라며 "대형마트와 SSM에서 겹치는 매출이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생필품 비축분으로 인한 하반기 매출 악화도 우려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 들어간 편의점 업계에는 수혜를 점치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수령 방식은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등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용이 편리한 편의점이 주요 사용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긴급재난지원금 규모가 지난해 소매시장(자동차와 연료를 제외)의 3%에 달하는데 2분기에 전액 다 소비된다면, 2분기 소매판매 시장 성장률을 13%나 제고시킬 수 있다"며 "연간 10억원 이상 매출 업체에서는 결제할 수 없는 만큼 편의점 등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채널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식 브랜드의 경우 다중이용시설 기피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가맹점 비중이 높은 곳은 특수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맹점 비중이 높은 이디야, 맘스터치 등이 유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한다. 반면 직영 매장만 둔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 소재지에서만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는 서울시민만 긴급재난지원금을 스타벅스에서 결재할 수 있는 식이다.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운영프로그램)의 경우 앱이 아닌 대면 결제로만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으나 일부 수혜가 점쳐진다.

한편, 소비자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집 인근 대형마트에서 사용하고 싶다면 점포 입점 임대매장 중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미용실, 안경점 등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전국 158개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점포에 입점한 임대 매장 2400 여곳 중 30%가량인 800여 곳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124개 점포의 임대매장 1444곳 중 795곳, 홈플러스는 140개 점포의 임대매장 1100여 곳에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할 수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는 신용·체크카드의 경우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선불카드·지역사랑상품권은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지류(종이화폐) 지역사랑상품권을 제외한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기한은 8월 말이다. 사용기한까지 사용하지 못한 잔액분은 국고로 환수돼 현금 등으로 돌려받을 수 없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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