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시장점유율의 절반가량을 처지하며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글로벌 무대에서 또 한 번 'TV 대전'을 벌인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다소 늦춰졌지만, 이달부터 해외 주요국 오프라인 유통 매장이 다시 문을 열면서 양사의 프리미엄 TV 경쟁이 불 붙을 전망이다.
코로나19로 한 숨 고르며 격돌을 착착 준비해온 만큼 QLED TV를 앞세운 삼성전자와 OLED TV로 승부수를 던진 LG전자가 다시 한 번 제대로 맞붙는다.
12일 양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은 스마트폰처럼 세로 방향 스크린을 채택한 '더세로' 등 라이프스타일 TV를, LG는 48인치 올레드 TV를 북미·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에 각각 내놓을 예정이다. 코로나19로 해외 유통점들이 휴점해 선보이지 못했던 양사의 주력 프리미엄 TV 삼성 QLED 8K, LG 올레드 AI 씽큐도 판매 본격화에 나선다.
양사는 지난 3월 이들 신제품을 선보이며 해외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북미와 유럽 등에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면서 관련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해외 매장들은 최근 운영을 재개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미국 전역에 1100여 매장을 둔 미 최대 가전유통 업체 베스트바이는 지난달 드라이브 스루 방식 판매를 시작한 이후 이달 초부터는 200여 매장 문을 열었다. 3월 중순부터 영업시간 단축, 소비자 입장 제한 등을 통해 사실상 오프라인 영업을 접은 지 약 두 달 만이다. 유럽 최대 전자제품 판매점인 독일 미디어마크를 포함한 해외 주요 오프라인 매장들도 순차적으로 오픈을 시작했다.
삼성과 LG는 이에 발맞춰 신제품으로 매장 전시 제품을 교체하고 '언택트(비대면) 마케팅'을 병행할 방침. TV의 특성상 소비자가 직접 매장에서 실물을 보고 구매하는 비율이 높지만 침체된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베스트바이를 비롯한 해외 매장들도 유통망 주도로 TV 등 양사 가전 가격을 크게 인하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라이프스타일 TV 신제품과 함께 삼성 QLED 4K·8K TV를 해외시장에 적극 알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올해 QLED 8K 라인업을 2배로 늘렸다. 2020년형 QLED 8K는 베젤(테두리) 두께를 2.3mm로 줄여 TV 전면 면적의 99%를 스크린으로 활용한 '인피니티 스크린'과 인공지능(AI)이 특징이다. 영상 해상도에 상관없이 8K TV에 최적화된 초고화질로 변환해주는 자사 AI 기반 업스케일링 기술 'AI 퀀텀 프로세서 8K'도 포인트다.
LG전자는 2020년형 LG 올레드 AI 씽큐를 필두로 올레드 TV, 나노셀 TV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한다. LG 올레드 AI 씽큐는 외부장치 필요 없이 화면 구동부 스피커 등을 모두 내장해 TV 전체를 벽에 밀착시킬 수 있다. 몰임감과 공간 활용도를 끌어올린 '갤러리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영상 장르를 스스로 구분해 최적의 화질을 제공하는 AI 프로세서 '알파9 3세대'가 장착된 것도 눈길을 끈다.
아울러 양사는 TV와 연동 가능한 '사운드바'의 해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해외 출시를 앞둔 이달 초 새롭게 출시된 'HW-Q800T'에 삼성은 사운드바와 2020년형 QLED TV와 연동해 두 제품 스피커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서라운드 사운드 기능을 넣었다. LG전자는 미국에서 2020년형 신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출시를 앞둔 10개의 사운드바 중 8개가 미국에 출시될 예정이다. LG전자 사운드바 역시 서라운드 기능을 갖췄다.
이처럼 양사가 프리미엄 TV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전체 TV 시장에 대한 지배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TV는 마진이 높을 뿐 아니라 비교적 글로벌 경기 영향을 덜 받고 계속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프리미엄 TV 출하량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년 동기 대비 42% 급증했다. 프리미엄 TV 기준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퀀텀닷(QD) 듀얼셀 액정표시장치(LCD)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4K·8K TV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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