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삼성' 속도내는 이재용, 신사업 M&A·대형투자 발로 뛰며 직접 챙긴다

입력 2020-05-13 17:48   수정 2020-05-14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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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의 회동을 계기로 현장 경영을 재개했다. 관심사는 이 부회장의 향후 경영 행보다. 산업계에선 기존 사업에선 초격차를 위한 투자를 차질 없이 이어가고, 신사업 분야에서는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며 신사업에 도전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의 배경이다.

13일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정 수석부회장과 만난 것을 포함해 올 들어 총 일곱 번의 현장 경영을 소화했다. 기술 초격차를 독려하기 위한 행보가 잦았다. 지난 2월 20일 경기 화성사업장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라인을 방문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부회장이 공식·비공식 현장 경영을 꾸준히 이어가는 동시에 삼성의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자를 챙기는 일에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더 높게 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며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공격적인 M&A를 다시 추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탄은 충분하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은 1분기 말 기준 97조5000억원이다. 2016년 11월 80억달러 규모의 하만 M&A 이후 대형 거래가 없었다는 점에서 ‘때가 무르익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M&A 대상 사업 분야로는 바이오, 인공지능(AI), 자동차 전장(전기·전자 장치), 5세대(5G) 이동통신 등 삼성전자가 2018년 선정한 ‘4대 미래사업’ 관련 기업이 거론된다. 지난해 M&A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네덜란드 자동차 반도체 업체 NXP 등도 인수 후보로 꼽힌다.

반도체 등 주력 사업에선 계획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할 전망이다. 반도체와 관련해선 대당 2000억원 수준인 EUV 노광장비 도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D램도 EUV 장비를 활용한 초미세공정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EUV 장비를 쓰면 D램의 성능과 수율(양품 비율)이 높아지고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국내 공장 증설이나 해외 생산기지 건설 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6일 ‘새로운 삼성’이란 표현을 두 번이나 썼을 정도로 쇄신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며 “M&A 등 삼성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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