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은 올 1분기 매출이 817억7000만원, 영업이익은 397억5000만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이 274억8000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같은 기간 매출은 세 배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58억원)에 비해 일곱 배 급증했다.
씨젠이 기록한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올린 영업이익(224억2000만원)보다도 많았다. 지난해 매출은 1219억5000만원으로, 3개월 만에 지난해 매출의 67%를 넘어섰다.
실적 상승을 이끈 것은 진단키트 수출이다. 올 1분기 수출 규모만 712억7300만원이다. 지난해 1년 수출 실적(1031억9000만원)의 69%다. 국내에서 판매한 진단키트와 장비도 109억3000만원으로 비교적 많았다.
진단키트 수요가 늘면서 10만 키트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에서 1분기에만 9만9957키트를 생산하는 등 가동률은 99.9%를 기록했다. 씨젠은 키트당 50번 정도 검사할 수 있는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테스트당 가격은 2만원 정도다.
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인 올플렉스는 국내에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초창기인 2월 12일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코젠바이오텍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승인이다. 지난달 22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사용 승인을 받았다.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씨젠이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시약개발시스템 덕분이다.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생산 물량을 늘리면서 올플렉스는 지난달 말까지 세계 60개국에서 20만 키트(1000만 테스트) 넘게 팔려 나갔다. 한국은 물론 미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씨젠의 진단키트를 활용하고 있다.
씨젠의 올플렉스는 특정한 영역의 유전체를 증폭시켜 코로나19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RT-PCR 키트다. E 유전자, RdRp 유전자, N 유전자 등 3개의 유전자를 검출할 수 있다. 정확도가 높고 하나의 튜브로 대량 검사를 할 수 있다. 씨젠은 진단키트와 장비를 생산해 판매하는 것은 물론 검사기관도 운영하고 있다. 관계사인 씨젠의료재단은 국내 최대 검사기관이다. 매일 최대 1만5000건의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다.
씨젠은 이달부터 수출 물량을 월 2000만 테스트 정도로 확대할 계획이다. 테스트당 2만원으로 계산하면 한 달에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매출의 48.6%였던 것을 고려하면 5월에만 영업이익 추정치가 1944억원에 이른다. 다만 이는 1분기처럼 생산 공장을 99.9% 가동했을 때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셜록바이오사이언스가 내놓은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진단키트가 긴급사용승인을 받는 등 진단 속도가 빠르고 정확도 높은 제품 출시가 늘고 있다”며 “1분기와 같은 성과를 계속 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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