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차세대 생산라인을 신·증설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현장 근로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 중인 공사 현장이 한순간에 멈춰설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삼성전자 평택2공장 현장은 ‘올스톱’ 상태다. 삼성전자는 약 30조원을 투입해 올 연말 준공 목표로 차세대 D램을 생산하는 라인을 신설 중이다. 이날 ‘P-EUV 신축현장’이라고 적힌 공장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고층으로 반도체 장비를 운반했을 대형 크레인도 움직이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를 통해 밀접 접촉자들에 대한 자가격리와 감염 여부를 검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하루 이틀 정도 추가 방역을 한 뒤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지만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2만 명 가까운 근로자가 매일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본사 소속 근로자들을 관리하는 건 어렵지 않다는 게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걱정거리는 협력·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이다. 문진표 작성, 체온 측정 등을 독려하고 있지만 세밀하게 체크하는 게 쉽지 않다. 이날 오후 또 다른 반도체 회사의 차세대 D램 라인 신축 현장을 출입하는 건설 근로자 열 명 중 세 명 정도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신·증설 중인 바로 옆에 기존 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자칫 ‘코로나19 청정 구역’으로 불렸던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존 생산라인까지 위험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평택 반도체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만일을 대비해 출입이력과 접촉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반도체 생산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건설현장도 하루에 2회 코로나19 관련 현장 사항을 보고하는 등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택=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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