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용품 예상 못한 '재난지원금 특수'

입력 2020-05-14 17:47   수정 2020-05-15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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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긴급재난지원금이 최근 풀렸다. 사용 가능한 곳에 돈이 쏠리고 있는데, 골프용품 시장도 그중 하나다. 한 골프 의류업체 관계자는 “첫날부터 지원금 사용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에 응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지원금으로 골프 의류나 클럽을 ‘온라인몰’에선 살 수 없다. 그러나 가맹점(개인 점주)이나 본사가 있는 광역 지방자치단체의 오프라인 매장에선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대다수 골프회사는 본사가 서울에 있다.

한 클럽 브랜드 관계자는 “직영점만 아니면 의류는 물론 골프 클럽도 살 수 있다”고 했다. 지원금 포인트가 있는 카드로 결제하면 포인트가 우선 차감되는 식이다. 최근 오프라인 매장에서 골프 옷을 구매했다는 한 골퍼는 “선물받은 상품권을 사용한 느낌”이라고 했다.

예상치 못한 ‘특수’지만 업계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골프=사치’라는 인식이 워낙 강해서다. 브랜드 관계자들은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간 ‘총알받이’가 될까봐 걱정이 앞선다”며 조심스러워하는 눈치다. 피부과 한의원 편의점 등 지원금 특수 잡기에 나선 타 업종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가맹점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A골프 브랜드 임원은 “점주들이 직접 매장에 ‘지원금 사용 가능’ 문구를 써 붙이는 것까진 굳이 막지 않고 있다”며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번 지원금을 통해 오프라인 마켓이 생기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B브랜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원금과 관련해 어떤 홍보 활동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고 했다.

골프 기업 중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고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곳은 까스텔바작이 유일하다. 까스텔바작은 전국 매장 180여 곳 중 80%가 가맹점이다. 매장 점주들은 지원금 취지에 맞는 소상공인으로 분류된다.

까스텔바작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합니다’라는 바우처를 만들기도 했다. 까스텔바작 관계자는 “점주들의 어려움이 조금은 해소되고 내수경기 진작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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