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인 대만의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최첨단 칩 생산공장을 짓는다. 반도체 자급을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월스트리저널(WSJ)은 TSMC가 이르면 15일에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반도체 업계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TSMC, 인텔과 현지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온 지 나흘여 만이다.
TSMC는 앞서 지난 12일에 열린 이사회에서 관련 사안에 대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신 5나노 공정으로 지어질 이 공장은 이르면 2023년 말부터 반도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공장 건설에는 수십억 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국무부와 재무부가 해당 계획에 관여돼있다고 전했다.
TSMC의 미국 공장 건설은 한국,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지역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리쇼어링(기업의 본국 회귀)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글로벌 확산을 계기로 첨단산업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공급사슬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대만의 TSMC와 미국의 인텔, 한국의 삼성전자 등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
때문에 TSMC의 미국 공장 건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 경제 살리기에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 건설로 창출되는 고용효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TSMC가 애리조나 공장 건설을 위해 연방정부나 주정부로부터 어떤 재정적 인센티브를 받았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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