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은 15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불러 보수 정치의 갈 길을 물었다. 진 전 교수는 통합당을 향해 "아직도 '박정희 시대'에 머물러있다"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의동·오신환 통합당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 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세미나에 참석해 "한국 사회 주류의 지형이 이제는 586(60년대생·80년대 학번·50대)으로 바뀌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과거 데모만 했던 사람들로 불렸던 이들과 같이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이 주류 세력이 되면서 이들과 교감을 하는 상태가 됐다"라며 "생산의 주체가 토목에서 정보통신으로 달라졌는데 보수가 이들을 잡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정희 신화의 헤게모니는 정보화 사회에서 소구력을 잃었다"라면서 "하지만 아직도 통합당의 정체성을 보면 산업 전사, 반공 전사에 집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또 "지지층 자체가 노쇠해지고 있다. 극우 유튜버들을 통제하지 못하다 보니 탄핵의 강을 못 건넜다"라며 "선동적 지지층이 거기에 있다 보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 대표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인 것도 탄핵의 강을 못 넘은 것"이라며 "탄핵 총리를 데려다 당 대표를 시키니 탄핵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고, 그러다 보니 대안세력으로 인정 못 받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통합당의) 인물만 괜찮으면, 웬만하면 (지지를) 했겠는데 웬만하지도 않았다"라면서 "선거 막판에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투입도 너무 늦었고, 민경욱 의원은 계속 사고를 치고 '저 당은 답이 없구나'라고 생각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이와 함께 "통합당은 뇌가 없다. 싱크탱크를 만들어야 한다"라면서 "예전에는 여의도연구원이 있었지만, 그나마도 망가지고 남은게 여론조사인데 그마저도 별로"라고 지적하며 새로운 싱크탱크 출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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