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남중국해서 또 무력 대치

입력 2020-05-15 17:53   수정 2020-05-16 01:16

미국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에서 경쟁적으로 군사 활동을 벌이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년 가까이 무역 분쟁을 이어온 양국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병 원인을 놓고 책임 공방까지 벌이면서 신냉전 체제로 돌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CNN은 14일(현지시간) 미군이 지난 몇 주 사이 남중국해에 잇달아 함정을 파견하고 전략폭격기를 출격시키는 등 위력 시위를 통해 중국에 ‘매우 공개적인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은 지난주 말레이시아의 웨스트 카펠라 시추선 주변에 두 척의 군함을 파견한 데 이어 지난 12일 전투함 ‘개브리얼 기퍼즈’를 추가로 보내 작전을 수행했다. 중국의 지질탐사선인 하이양디즈 8호가 지난달 중순부터 웨스트 카펠라 옆에서 탐사 활동을 벌이자 저지 작전에 나선 것이다.

미 이지스 구축함 배리호는 지난달 28일 파라셀군도 인근을, 이지스 순양함 벙커힐은 이튿날인 29일 스프래틀리군도 인근을 통과했다. 파라셀군도는 중국과 베트남이, 스프래틀리군도는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국 모두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지역이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 폭격기도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연속으로 남중국해 인근을 비행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대만 동부해역 상공을 날기도 했다. 미 공군은 최근 괌에 B-1B 4대와 관련 병력 200여 명을 배치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B-1B가 배치된 것은 2017년 후 처음이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틈타 남중국해에서 불법적인 영유권을 주장하며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 한다고 비판해 왔다.

중국 역시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인민해방군이 최근 KJ-500 조기경보기와 KQ-200 대잠초계기를 스프래틀리군도 근처 피어리크로스 암초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최근 양국의 대립을 두고 지난 40년간의 협력 관계가 끝나고 새로운 대결구도인 ‘냉전 1.5’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이 1970년대에 ‘닉슨 독트린’으로 냉전을 청산하고 세계화를 주도했지만, 현재의 미국 정책 설계자들은 중국과 경제적, 지정학적 대결에 몰두하면서 ‘대결별(the great decoupling)’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대결별은 지구촌 정치·경제 지형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란 관측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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