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208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8억원)보다 적자폭이 17.6배로 확대됐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 편수가 기존 계획보다 92% 감소한 것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기간 매출은 1조1295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21.5% 줄어들었다. 이날 대한항공도 1분기 56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국내 1위 항공사마저 세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여객 수요가 급감해 매출 감소도 피해 가지 못했다. 대한항공의 1분기 매출은 2조35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415억원)보다 22.7% 감소했다. 외화부채가 90억달러(약 10조원)에 달하는 대한항공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환산차손실로 69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대형 항공사를 비롯해 LCC도 대규모 손실을 봤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제주항공(-638억원)에 이어 진에어(-313억원) 티웨이항공(-219억원) 에어부산(-385억원)이 연이어 영업손실을 냈다. 6개 항공사의 1분기 영업손실을 합하면 4203억원에 달한다. 진에어 에어부산의 출범으로 ‘6개 항공사 체제’(상장사 기준)를 갖추게 된 2008년 이후 이들 항공사가 동시에 적자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사들은 “2분기 실적이 더 문제”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제선 ‘셧다운(운항 중단)’이 4월부터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 5개 항공사는 국제선 운항을 아예 중단했다. 이들 항공사는 6~7월부터 국제선 운항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 정부에서 언제 한국인 입국제한을 해제할지 미지수여서 국제선 재개가 다시 미뤄질 가능성도 크다”며 “최근 이태원발(發)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선 수요마저 감소하는 게 아닌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LCC들의 ‘버티기’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3월 산업은행은 LCC에 3000억원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은 1260억원에 그친다. 산은은 LCC들에 자금 지원 조건으로 자구 노력을 요구하고 있지만, LCC들은 더 이상 내놓을 게 없다는 분위기다. LCC 관계자는 “이미 임직원 임금 반납, 전 직원 휴직 등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대로 가다간 상반기를 넘기지 못하는 항공사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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