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전직 채권추심원인 정모씨가 신용조사업체 A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정씨는 2008년 A사와 채권추심업무 위촉계약을 맺은 뒤 2015년 9월까지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했다. 채권추심원은 채무자의 빚 상환을 독촉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데, 고정된 임금이 아니라 성과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 정씨는 퇴직하면서 A사에 퇴직금을 청구했으나 회사는 거부했다. 이에 정씨는 “임금을 목적으로 고용돼 구체적인 지휘하에 근로를 제공했으므로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1, 2심은 A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들이 맺은 위촉계약은 원고가 업무의 성과에 따라 회사로부터 성과 수수료를 받는 자유소득직업소득자 신분임을 명시했다. A사가 업무의 내용과 수행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형식보다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회사는 정씨에게 채권추심업무의 구체적 내용을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게 하는 등 업무 지시를 했다”고 지적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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