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선 광주과학기술원 총장 "포스닥 200명 뽑아 연구 역량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

입력 2020-05-17 18:15   수정 2020-05-18 00:37


김기선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64)의 화두는 ‘융합’이었다. 그가 말한 융합은 인공지능(AI)과 망라할 수 있는 모든 산업의 협업을 말한다. GIST가 올해 AI대학원을 개학하고 AI 슈퍼컴퓨터 데이터센터 운영에 나서는 것도 ‘융합’을 위한 터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김 총장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융합기술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광주 AI 산업융합 단지와 협력해 AI 기반의 인재를 키워나가겠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과학기술혁신 리더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포스닥 200명, GIST연구원으로

GIST는 ‘포스닥’(박사 후 연구원·post doctor) 연구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젊은 과학자들에게 연구 기회와 정주 여건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급증하고 있는 이공계 박사 학위 소지자들을 GIST 연구원으로 참여시켜 교내 연구 역량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의 포스닥 훈련 시스템이 롤모델이다.

김 총장은 “교수 300명 규모의 칼텍이 보유한 포스닥 수는 500명에 이른다”며 “이들은 교수 및 학생과 삼각편대를 이뤄 공동 연구에 매진한다”고 설명했다. GIST는 해외 150명, 국내 50명 등 200여 명의 포스닥 모집을 목표로 잡았다. GIST의 교수 수와 같은 규모다. 김 총장은 “지난해 정부를 설득해 포스닥 연구원이 거주할 관사의 설계비 10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250억원을 들여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영사이언티스트빌딩’을 GIST에 짓고 포스닥 연구 과정을 도입해 ‘진짜 연구집단’을 만든다는 게 김 총장의 구상이다.

GIST는 KAIST,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함께 AI 융합기술 연구를 위한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김 총장은 “GIST와 MIT가 매년 25명의 학생을 교환해 공동으로 융합기술을 연구하는 방식”이라며 “모든 연구자가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학교 경쟁력을 두 배 이상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데이터 큐레이터’로 새 일자리 창출

GIST는 올해 AI 대학원을 개원했다. 석·박사 통합 5년 과정이다. 교육이 끝난 고급 AI 인재를 창업 생태계로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전문 인력이 산업밀착형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광주의 주력산업인 헬스케어, 자동차, 에너지 실증센터도 구축하고 있다.

GIST는 이에 더해 AI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연결하는 학사급 AI 인력 양성도 준비하고 있다. 김 총장은 “평범한 사람들이 AI의 편리성과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사회 계몽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보통신이나 전자 전공의 일반 공대 학생을 대상으로 ‘AI 설명자’ 같은 중간 과정의 직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AI 설명자를 ‘데이터 큐레이터(data curator)’라고 표현했다. 개발 지식까지는 없지만 콜센터 직원처럼 일반인의 민원과 고충을 들은 뒤 전문가의 해답을 얻어 다시 설명하는 직업이다. AI 시대가 잘 구현되려면 연간 1000명의 데이터 큐레이터가 나와야 한다는 게 김 총장의 생각이다. GIST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AI융합 특화 대학(학사과정)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김 총장은 “전 세계가 AI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 GIST가 전문가부터 중간 과정까지 인재를 배출하는 데 기여하겠다”며 “AI 시대에는 교육이 곧 일자리인 만큼 모든 국내 AI 관련 기관과 개방형 협력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국내 첫 AI 슈퍼컴퓨터 도입

광주시는 AI 산업융합 집적단지에 2022년까지 세계 10위권 성능의 AI 슈퍼컴퓨터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컴퓨터에 600억원, 설비 및 시설에 400억원을 투자한다. GIST가 운영과 관리 등을 맡는다. 김 총장은 “AI 연구가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1000억원대 AI 컴퓨터라고 보면 된다”며 “일반 가정용 PC 100만 대를 합친 것과 같은 성능”이라고 설명했다.

AI 컴퓨터는 연산만 빠른 기상청의 슈퍼컴퓨터와 달리 막대한 저장 용량과 빠른 연산처리 능력을 동시에 지녔다. 설계, 설치, 시범 운영에만 3년이 걸린다. 광주시는 올해 안에 첫 삽을 뜨기로 했다. 김 총장은 “GIST가 AI 컴퓨터를 이용해 AI와 산업의 융합을 국내에서 제일 먼저 시작하게 된다”며 “국제화 및 융합기술 연구를 GIST의 사명이자 당위성으로 삼고 미래 혁신 성장에 총력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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