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구미술관 운영이 중단되면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할 뻔했던 대구미술관과 광주시립미술관의 교류전 ‘달이떴다고’ 전시가 20일 재개된다.
대구미술관은 지난 2월 11일부터 3월 22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달이떴다고’의 전시 일정을 바꿔 20일부터 6월 14일까지 연다고 18일 발표했다. 이 전시는 달빛동맹의 문화예술 분야 교류전으로 올해 야심차게 기획됐다. 한국근대미술의 발상지 중 하나로 근대와 현대미술의 역사성을 자랑하는 대구와 예향의 도시이자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의 상징성을 가진 광주를 대표하는 각 지역 작가의 작품 37점씩을 선보이는 기획전이었다.
올 2월 18일부터 대구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산되자 두 전시 모두 관람객을 만나지 못한 채 작품들은 수장고 속으로 들어가야 할 운명을 맞았다. 다행히 전 국민과 의료진의 지원 속에 대구가 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두 도시가 전시를 재개하게 됐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2013년부터 달빛동맹 협약을 맺고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어려울 땐 서로 앞장서 도왔다. 올 2월 12일 광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대구시는 가장 먼저 마스크 1만 장을 지원했다. 대구에서 감염이 확산하자 광주시와 기업, 민간단체가 앞다퉈 마스크 4만 장과 구호물품, 성금을 전했다. 대구에서 병상 부족으로 애를 태우자 이용섭 광주시장은 3월 1일 광주공동체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달빛동맹 형제 도시 대구를 위해 대구 환자 32명을 전남대병원에 수용했다. 광주시의사회는 달빛의료단을 구성해 대구의료진을 찾았다.
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아름다운 사연을 이어가는 두 도시의 미술 역사를 이해하는 좋은 전시가 비운의 운명을 맞을 뻔했다”며 “다시 시민과 함께 관람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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