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원유 정제부산물 활용…고부가 화학제품 생산

입력 2020-05-18 16:25   수정 2020-05-18 16:27


현대오일뱅크는 유가 급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요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석유화학 등 비정유 사업 비중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합작한 자회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2018년 ‘복합석유화학공장(HPC)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원유 정제부산물을 활용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2021년부터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케미칼은 충남 서산시 대산 공장 내 50만㎡ 부지에 연간 폴리에틸렌 75만t, 폴리프로필렌 40만t을 생산하는 HPC를 건설할 계획이다. 총 투자 금액은 2조7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미 고유황 중질유를 휘발유,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고도화 설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 비율(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중질유를 경질유로 전환하는 능력)은 40%에 달한다. 국내 정유사 가운데 가장 높다. 최근 국제 유가 급락 여파로 국내 정유사들이 모두 1조원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현대오일뱅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낸 이유도 높은 고도화 비율 덕분이다.

현대오일뱅크는 HPC 프로젝트를 통해 중질유를 고부가 석유제품으로 바꾸는 것을 넘어 석유화학 제품 시장에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8년부터 하루 8만 배럴의 잔사유를 처리할 수 있는 용제추출(SDA) 공정을 가동 중이다. SDA 공정으로 아스팔텐이 없는 기름(DAO)을 생산하고 이를 에틸렌의 생산 원료로 투입할 예정이다. DAO는 또 다른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와 비슷한 성질을 가졌지만 가격이 20%가량 저렴하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HPC가 가동하면 같은 생산 규모의 나프타분해설비(NCC)보다 수익성이 커질 것”이라며 “동북아시아 내 110여 개 올레핀 제조 공장 중 수위권에 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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