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다녀온 이재용 부회장, '2주 자가격리' 없다 [이슈+]

입력 2020-05-19 15:50   수정 2020-05-19 17:1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기업인 중 처음으로 중국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2박3일간의 출장을 마치고 19일 귀국했다. 하지만 2주간 의무 자가격리 제한 없이 곧바로 경영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으로 글로벌 경영행보를 보인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2시경 전세기를 통해 김포공항으로 귀국했다.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착용한 이 부회장은 김포공항 인근 지정장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양국 당국 협의로 이달부터 시행된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 절차를 통해 지난 17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중국 정부 동의 하에 출국 전 국내에서 받은 코로나19 음성 판정 확인서 제출시 현지에서 2주 의무격리 없이 활동할 수 있어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우리 정부는 사업 목적으로 7일 이내 중국을 다녀온 기업인에 한해 귀국 직후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자가격리 면제서를 발급해준다. 재계 관계자는 "PCR 검사 후 지정장소에서 대기한 후 음성 판정이 나오면 이 부회장은 능동감시자로 분류된다. 2주간 보건당국과의 매일 한 차례의 통화를 하는 등 모니터링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임박한 경영승계 관련 검찰 수사 등을 피하기 위해 2주 자가격리가 필요한 중국 출장을 다녀온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일축하는 대목. '삼성 저격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 부회장이) 다녀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검찰 수사는 이렇게 무력화되고 마는 것일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출장 기간 이 부회장은 중국에서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과 함께 산시성에 위치한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과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시안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생산기지로 중국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다. 2017년 당시 삼성전자는 2012년 1기 공장이 가동된 시안에 2기 공장 준공을 위해 2021년까지 7조8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엔 2기 라인에 투자 라인 증설을 위해 80억달러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투자되는 금액만 약 17조8000억원(150억달러)에 달한다.

공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만난 이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말했다.

후허핑 산시성 당서기도 접견했다. 중국 산시일보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후 서기는 "코로나19 방역 초기 삼성이 인애의 마음으로 방역물자를 지원해줘 대해 감사하다"고 했고, 이 부회장은 "삼성의 전염병 예방과 통제에 도움을 준 산시성에 감사하다"이라고 화답했다.


후 서기는 "기업들의 방역 일상화라는 조건 아래에서 경영의 양호한 환경을 위해 물류와 인력의 왕래를 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삼성과 협력을 확대할 것이며 산시성에서 삼성의 프로젝트를 전면적으로 지지하고 보장하겠다. 메모리 반도체 외에 배터리,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도 새로운 상호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부회장은 "산시성에서 삼성의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며 "협력 분야를 계속 넓히고 교류와 왕래를 확대해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데 긍정적 기여를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에도 시안을 방문해 설 명절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한 바 있다. 이번 출장은 이 부회장이 지난 1월 삼성전자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을 찾아 중남미 사업을 점검한 이후 100여일만에 이뤄진 글로벌 경영 행보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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