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집 직원들 내부고발…"후원금 할머니들에게 안쓰여"

입력 2020-05-19 16:15   수정 2020-05-1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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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 출신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후원금' 회계 논란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나눔의 집(경기광주시)'의 후원금 집행 문제에 대한 내부 고발이 나왔다. 외부에 홍보된 바와 달리 후원금이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되지 않았다는 게 요지다.

김대월 나눔의집 학예실장 등 직원 7명은 19일 언론을 통해 그동안 나눔의집이 막대한 후원금을 받아왔음에도 피해 할머니들에게 거주지를 제공하는 것 외에 별도의 지원 사업을 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나눔의 집 운영진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나눔의 집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은 정의연과 함께 대표적인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로 꼽힌다.

김 학예실장 등 나눔의 집 직원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나눔의 집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임을 내세우며 할머니들을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돌보는 전문요양시설이라고 광고했지만 실상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무료 양로시설일뿐 그 이상의 치료나 복지는 제공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인이 채용한 두 명의 운영진에 의해 20여년간 독점적으로 운영됐고 운영진은 할머니들의 병원 치료비, 물품 구입 등을 모두 할머니들 개인 비용으로 지출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법인이 막대한 후원금을 모집해 60억원이 넘는 부동산과 70억원이 넘는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그대로 방치된다면 국민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한 돈은 대한불교조계종의 노인요양사업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나눔의집 직원들은 지난해 6월 시설에 거주 중이던 할머니 한분이 사고로 눈썹 윗부분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음에도 시설 운영진들이 할머니를 병원에 모셔 가야한다는 직원들의 말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이런 문제들이 공론화될 경우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을 꺼려 내부적인 해결을 운영진에 요구했으나 무시당했다며 불가피하게 언론 제보라는 수단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은 "이 문제가 공론화돼 '위안부' 피해자 운동의 역사가 폄훼되거나 국민들이 위안부 피해자 운동으로부터 눈 돌리게 되길 원하지 않는다"라며 "할머니들을 보호하고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직원들의 주장에 대해 나눔의집 측은 "현재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라며 "차후 관련해 입장문을 낼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조계종으로 기부금이 간다는 직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1원도 흘러간 적이 없다"고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에 조계종 측도 "(나눔의집에) 현재 조계종 스님들이 이사진으로 있어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라며 "(나눔의집은) 절대 조계종 쪽으로 후원금이 들어올 수 없는 독립법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나눔의집 직원들은 후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운영진 A씨를 고발했으며 이에 경기 광주경찰서가 A씨를 입건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경기도도 나눔의집 법인이 후원금을 유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3일간 특별지도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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