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신약 개발 바이오기업 SK바이오팜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6000~4만9000원이며, 공모가 범위를 기준으로 한 SK바이오팜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3조837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상장하는 전체 주식 중 25%인 1957만8310주를 기관 및 일반투자자에게 배정했다. 다음달 17~18일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 청약)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23~24일 일반청약을 받아 6월 말까지 상장할 예정이다. IPO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공동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모건스탠리다. 코로나19 유행 이전만 해도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5조원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투자 심리가 가라앉자 회사 측이 공모가와 공모 규모 등을 보수적으로 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SK(주)의 생명과학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신약 후보물질 도입부터 임상, 허가, 판매까지 신약 개발 과정 전 단계를 직접 수행해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1일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미국 판매 시작을 기점으로 이 회사는 미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신약을 2개 보유한 국내 첫 기업이 됐다. 미국 재즈파마슈티컬스에 기술 수출한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도 지난해 7월부터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작년 매출 1238억원, 순손실 909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하지만 SK라이프사이언스의 직판 체제로 엑스코프리를 미국 시장에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올해부터 사업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뇌전증 치료제 시장의 추정 규모는 33억달러로 세계 시장의 54%를 차지한다.
투자은행(IB)업계는 SK바이오팜의 IPO가 공모주 시장은 물론 바이오주의 투자 심리에도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최대 빅딜인 SK바이오팜의 흥행 성적에 따라 하반기 IPO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전예진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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