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막혔는데…KOTRA 온라인 취업박람회에 일본취준생 몰렸다

입력 2020-05-20 14:20   수정 2020-05-20 17:11


지난 19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에 있는 KOTRA본사 1층 사이버 무역상담장. 11시 20분부터 시작되는 면접을 기다리는 일본취업 준비생 두명이 대기중이었다. 이들은 본격적인 면접에 10분 앞서 KOTRA측에서 마련한 화상면접장으로 들어갔다. 사전 면접을 위한 기기 점검을 위해서였다. 화상면접장 안에는 55인치 TV모니터와 의자, 스피커 그리고 면접관이 지원자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북마이크가 놓여 있었다. 면접은 지원회사의 면접관 2~3명과 함께 30~40분씩 진행했다. KOTRA 해외취업팀 관계자는 “화상면접 7일동안 하루 평균 6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면접을 하고 있다“며 “당초 면접 대상자 304명 가운데 81명이 이곳 현장 면접을 신청했는데 20%이상이 재택면접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KOTRA는 올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1층 무역상품 전시장을 사이버 무역상담장으로 리모델링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매년 열던 해외취업 박람회인 ‘글로벌 일자리 대전’개최가 어려워지면서 해외기업들과 화상면접을 중계하는 아이디어를 낸 것. KOTRA는 화상면접 시스템 ‘줌(zoom) 또는 스카이프(skype)’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구직자들이 이곳에 와서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손호길 KOTRA 해외취업팀장은 “해외기업들은 화상면접에 익숙해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였다”며 “앞으로도 필요하면 이 공간을 해외취업 구직자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상면접 주간엔 7개국 61개 해외기업들이 모두 242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일본기업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구직자들에게 인기였다. 화상면접에 참여한 기업의 81%(50개사)가 일본기업이었고 채용규모 또한 72%(176명)로 참여 국가 중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사전 이력서 검증을 거쳐 서류전형을 통과한 일본 취업 면접 대상자도 242명에 달했다. 전체 지원자의 62% 수준이다.

지난 3월 일본정부가 한국인의 비자발급을 중단하면서 일본기업에 취업이 확정된 이들의 입국이 막혔다. 일본 취업 준비생들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 행사장에서의 느낌은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이었다. KOTRA 도쿄무역관을 지낸 김진희 해외취업팀 과장은 “올해 면접을 보는 이들은 내년 4월 입사 예정자들”이라며 “곧 상황이 나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기업에 면접을 본 김유나씨도 “일본기업 인사담당자들도 비자발급 문제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았다”며 “아마도 조만간 정부의 입장이 바뀌리라 생각하기 때문 인 것 같다”고 전했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숫자를 뜻하는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은 지난해 5월 1.64배에서 올해 1.39배(3월 기준)로 낮아졌다.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일본기업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고 해외인재를 찾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줄면서 추가 긴급사태 해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KOTRA는 22일까지 열리는 ‘해외취업 주간’동안 월드잡플러스를 통해 해외취업 선배와의 멘토링, 해외취업 설명회 등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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