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다음달 발행하는 영구채를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인수하면 발행 후 2년 안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과 수은은 다음주 내부 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내부 위원회의 승인 후 대한항공과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토대로 특별 약정을 맺을 계획이다.
이는 채권단이 지난달 발표한 대한항공 지원 방안의 실행을 위한 절차다. 산은과 수은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에 △항공화물 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 7000억원 △주식전환권이 있는 영구채권 3000억원 △자산담보부 차입 2000억원 등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안을 발표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영구채 발행 후 2년이 지난 시점부터 조기 상환할 수 있다. 이에 대한항공이 영구채를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시점에 앞서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 전환 여부를 결정할 시점은 영구채 발행 후 2년 이내를 원칙으로 해서 채권단과 대한항공이 세부 시점을 조율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채권단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대한항공의 지분 10.8% 가량을 확보, 2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대한항공 지분은 3월 말 기준으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이 29.96%(특별관계자 포함 시 33.35%)를 보유하고 있고, 국민연금이 9.98%를 갖고 있다.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1조5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구안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대한항공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한 데 더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자산 매각안이 자구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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