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해외+온라인 비대면 판매로 코로나 넘겠다"

입력 2020-05-21 09:42   수정 2020-05-21 09:44


기아자동차가 해외 현지판매, 수출, 생산 등 전 부문에 걸쳐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는다.

기아차는 위축된 세계 자동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 고객 맞춤형 판매 프로그램, 판매 딜러 지원, 온라인 판매 플랫폼 구축을 통해 판매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21일 밝혔다.

올해 자동차 시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세계 각국의 봉쇄조치가 이어지면서 큰 침체에 빠졌다. 국제 신용 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세계 자동차시장이 20%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고,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올해 승용차 판매가 2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달 세계 300개 자동차공장 중 213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과 멕시코, 인도 등에서는 자동차 판매점이 전면 폐쇄되기도 했다. 기아차의 지난달 해외 시장 판매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9% 감소한 8만3855대에 그쳤다.

기아차는 먼저 판매 경쟁력 강화를 통한 해외시장 판매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기아차는 나라별 고객 요구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유럽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기아차는 당신과 동행합니다'라는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시행하는 할부금 납입 유예, 차량 항균 서비스, 홈 딜리버리 서비스, 인터넷 시승 예약을 비롯한 지역에 맞는 고객 만족 프로그램뿐 아니라 보건기관 지원,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가별 상황에 맞게 프로그램을 선택해 운영한다.

자택 대기 명령과 국경 봉쇄 등으로 영업이 중단됐던 딜러망을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도 시행한다. 장기간 판매를 하지 못한 딜러들의 지원을 위해 차량 구매 대금에 대한 이자 면제 등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한다. 국내도 판매대리점에 대한 지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 비대면 판매 플랫폼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기아차는 올해 범유럽 온라인 판매시스템을 개발해 하반기 독일에서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차량 구매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제조사가 자동차를 직접 판매를 할 수 없는 미국에서는 딜러를 통해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4월까지 전체 미국 딜러의 50%가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연말에는 80%로까지 확대한다. 인도, 러시아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상반기중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국내공장에서 생산되는 수출 차량 재고 관리와 품질 점검도 강화한다. 기아차는 국내에서 연간 150만대를 생산해 그 중 6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차 사장은 20일 평택항을 찾아 직원들에게 수출 전 과정에서의 품질향상을 당부하며 선적 절차를 점검했다. 기아차 최대 선적 부두인 평택항은 지난해 4월만 해도 5만2000여대를 세계 193개국에 선적했지만, 올해 4월에는 해외 수요 감소로 인해 2만4000대 선적에 그쳤다.

이 자리에서 송 사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위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기아자동차 전 부문이 기본에 충실하면서 체질 개선, 선제적 대응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기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아차는 국내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쏘울, 셀토스, 스포티지 등 해외 인기 차종들이 고객에게 적기 인도되도록 재고 및 선적 관리를 보다 철저하게 할 계획이다. 유럽은 이산화탄소 규제가 강화된 만큼 쏘울EV, 니로EV 등 친환경차 공급을 원활히 해 판매 확대를 도모한다.

기아차는 또한 해외공장 생산관리를 유연화하고 생산 품질을 강화해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한다. 기아차는 지난 4월 24일 슬로바키아 공장을 시작으로, 미국공장과 인도공장의 가동을 재개했다. 열화상 카메라 설치, 개인별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안전 조치가 이뤄졌고 직원 접촉 최소화와 시장 위축을 반영해 3교대 생산방식을 1~2교대로 전환했다.

기아차는 각 공장 소재 지역의 코로나19 상황 및 자동차 수요 추이에 맞춰 탄력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3교대 체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국공장은 현지에서 호평받는 텔루라이드를 증산하고 K5, 쏘렌토 등의 신형 모델 출시를 위해 설비 구축을 차질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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