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모멘티브 인수 독 됐나…KCC, 신용등급 강등

입력 2020-05-21 14:40   수정 2020-05-21 15:25

≪이 기사는 05월21일(14:3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CC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따른 사업·재무 안정성 악화 탓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1일 KCC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종전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M&A 이후 변동성이 큰 실리콘 사업 비중이 확대돼 사업 안정성이 과거에 비해 나빠졌다는 판단에서다.

KCC는 지난해 5월 미국 실리콘 제조 업체 모멘티브를 인수했다. 올 1월 유상감자 등을 통해 모멘티브를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KCC는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자동차·건설·조선 등 부진한 전방 산업을 감안해 실리콘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과거 대형 고정 거래처와 내수 시장에서 확고한 시장 지위에 힘입어 성과를 내왔다"며 "원자재 가격에 큰 영향을 받고 글로벌 화학회사와 경쟁해야 하는 실리콘 사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사업 안정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건자재·도료 등 기존 사업은 수요 부진으로, 실리콘 사업은 공급 확대로 낮은 수익성이 이어질 것이라도 했다.

실제 KCC는 주요 제품의 단가가 하락한 데다 M&A 과정에서 재고자산 손상차손, 영업권 재평가 등 일회성 손실이 발생해 지난해(모멘티브 인수 후인 5월부터 12월까지) 4637억원의 영업손실과 555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재무안정성도 떨어지고 있다. 모멘티브 인수 금액 3조6000억원 중 1조6000억원은 컨소시엄의 출자·대여금, 2조원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됐다. 컨소시엄에 대한 KCC의 출자 6000억원, 모멘티브 차입금 합산 등 M&A로 인한 경제적 통합 실체의 순차입금 증가는 약 2조6000억원에 달한다.

모멘티브 인수에 따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확대에도 불구하고 인수자금 소요와 수익성 악화 탓에 3~4배 수준으로 유지돼 온 경제적 통합 실체의 EBITDA 대비 총차입금 지표는 올 1분기 7.5배로 뛰었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기존·신규 사업의 수익성 저하,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2018년 이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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