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과 TSMC, 화웨이 등을 둘러싼 미국, 중국 간 대립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만 차이잉원 총통의 집권2기 시작에 맞춰 '무기 보따리'를 안겼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21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공식 트위터에서 대만에 1억8000만달러(약 2212억원) 규모의 MK48 Mod 6 AT 중어뢰를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MK 48 기본형은 총중량 1.67t, 탑재 탄두 중량 295㎏으로 길이 5.79m, 지름 533㎜(21인치)다. 유효사거리는 약 8㎞로 속도는 28노트(시속 약 52㎞)로 알려져 있다.
이번 판매 대상에는 18발의 중어뢰 외에 관련 부품, 훈련, 기술 및 물류 지원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미 국방부 국방안보협력국(DSCA)도 이 같은 사실을 의회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이와 관련해 어뢰 판매는 대만관계법에 기초한 것으로 대만군의 현대화와 방어역량 유지가 미국의 경제, 안보 이익에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대만관계법은 미국이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폐기한 대만과의 공동방위조약을 대체하기 위해 만든 법률로 대만에 대한 안전보장 조항 등을 담고 있다.
국무부는 또 대만의 안보 향상과 더불어 역내의 정치적 안정, 군사적 균형과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특히 어뢰 판매가 대만의 작금 및 미래의 지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역내의 군사적 균형을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 트위터에는 연임에 성공한 차이 총통의 취임을 축하한다는 인사도 담겼다.
대만을 중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새 무기 판매 결정에 강력히 반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7월 대만에 M1A2T 대만형 에이브럼스 전차와 스팅어 미사일을, 이어 같은 해 8월에는 최신 개량형 F-16V 66대를 판매하는 계획을 각각 승인해 중국 당국이 강력 반발한 바 있다.
이달 13일에는 대만군이 프랑스의 방산기업 DCI로부터 8억 대만달러(약 328억원) 규모의 미사일 교란장치 구매를 추진 중이라는 일부 보도에 중국 외교부가 나서 중국과 프랑스의 양자 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의 이번 발표는 대만의 영유권 문제를 놓고 대만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이 총통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강력히 거부한다며 집권 2기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대만과의 '통일'은 불가피하며 대만의 독립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은 차이 총통이 재선된 이후 대만 근교로 군함을 접근시키고 대만 상공에 전투기를 띄우는 등 대만을 겨냥한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차이 총통을 대만의 공식적인 독립을 추구하는 분리주의자로 보고 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이 공식 명칭인 중화민국으로 불리는 독립국이며, 중국이 통치하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일원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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