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주택' 투자 블라인드 펀드 등장

입력 2020-05-21 17:24   수정 2020-05-22 02:13

부동산에 투자하는 운용사들이 1인 가구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소형주택 수요가 늘면서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는 데다 안정적인 월세 수입으로 기대수익률도 쏠쏠하기 때문이다. 1인 가구용 소형주택에만 집중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투자처가 확정되지 않은 펀드)까지 등장했다.


2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소형주택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2500억원 규모의 ‘코리빙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했다. 1인 가구 시장을 겨냥한 첫 블라인드 형식의 펀드다. 이 회사는 최근 서울 노고산동에 있는 1만3200㎡ 부지에 165가구의 주택을 짓는 ‘신촌 민간임대주택 개발사업’을 첫 프로젝트로 결정했다. 총사업비는 약 800억원이며 이지스운용은 펀드 자금 200억원을 투입한다. 건물은 2022년 9월 완공 예정이다.

이지스운용 관계자는 “주거시설이 다른 투자자산에 비해 안정성이 높아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에 조성된 펀드 투자를 통해 서울과 수도권에 부족한 소형 주거시설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리츠 운용사인 코람코자산신탁도 소형주택 개발 사업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숙대입구역 근처에 29층 아파트 752가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입주 예정일은 2022년 6월이다. 총사업비는 3200억원으로 주택도시기금과 롯데건설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사업은 코람코자산신탁이 설립한 ‘엘티코크렙 용산 제6호 리츠’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람코신탁은 아파트가 완공되면 전체 가구 중 465가구와 단지 내 상업시설, 커뮤니티 시설을 소유하게 된다.

서울시가 도입한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 방식을 통해 사업이 이뤄졌기 때문에 주택과 단지 내 편의시설을 8년간 의무적으로 임대해야 한다. 이 기간 임차인에게 받는 월세와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난 뒤 주택을 매각해 얻는 차익이 투자자에게 수익으로 돌아간다. 나머지 287가구는 완공 직후 서울시로 소유권이 넘어가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된다. 코람코신탁 관계자는 “서울 주요 지역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교통 접근성이 좋아 젊은 직장인과 신혼부부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이 청년주택 사업을 통해 건설한 소형주택 단지는 이달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합정역 인근 서교동 일대에 들어선 이 단지는 162가구의 공공임대주택과 751가구의 민간임대주택으로 이뤄졌다. 멀티에셋운용이 설립한 사모 부동산펀드에 미래에셋생명을 비롯한 다수의 기관이 참여했다. 이 밖에 여의도의 NH투자증권 본사 사옥을 인수한 마스턴투자운용도 이 건물을 오피스텔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투자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용 소형주택은 단위 면적당 임대료가 일반 아파트보다 높아 수익성이 좋은 만큼 당분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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