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한앤컴퍼니가 1조80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에이치라인해운 출자자(LP) 구성 작업에 참여해 1조1000억원을 책임지기로 했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가 총 3000억원을 펀드에 투자하고, 하나금융투자는 8000억원의 인수금융(대출)도 맡기로 했다. 한앤컴퍼니는 하나금융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에이치라인해운의 LP 교체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하나금융이 에이치라인해운의 핵심 투자자로 나선 것은 장기 관점에서 대체투자 부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벌크선사업부를 분리해 2014년 출범한 에이치라인해운은 팬오션에 이어 국내 벌크선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과 20년가량의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어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새 LP단에 합류한 상당수 기관투자가들도 에이치라인해운이 일종의 인프라성 자산과 비슷하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적극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이 에이치라인해운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앤컴퍼니가 2017년 에이치라인해운의 리파이낸싱(재대출) 작업에 나섰을 때 하나은행도 참여를 검토했다. 하지만 금리 조건 등 세부 항목이 하나은행의 자체 가이드라인과 차이가 커 참여가 성사되지 못했다.
국내 PEF가 조(兆) 단위 규모로 LP를 교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앤컴퍼니는 2014년 한진해운의 벌크선 사업부를 55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이듬해 현대상선의 벌크선 사업부를 1200억원에 인수했다. 투자 원금이 67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 LP들은 투자 6년 만에 원금 대비 123%의 수익을 거뒀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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