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쇄신호 닻 올린 김종인, 인물·노선·정강·정책까지 다 바꾼다

입력 2020-05-24 16:35   수정 2020-05-24 16:41


미래통합당 재건을 위해 닻을 올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인물뿐 아니라 당의 노선·정강·정책까지 다 바꾸겠다는 고강도 쇄신을 예고하고 있다.

24일 통합당에 따르면 김종인 비대위 인적 구성의 키워드는 ‘전문성’과 ‘쇄신’이다. 비대위원에는 그동안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강조해온 경제·복지 분야 등의 전문가가 대거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정(失政)을 꾸준히 강조하며, 통합당 역시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총선 패배 후 쇄신 목소리를 내고 있는 초·재선 그룹에서 추천받을 예정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원회 의장은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당내에서는 30·40세대 중 적어도 한 명 정도는 비대위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내정자 역시 청년 정치인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이번 총선에선 비록 낙선했지만 청년비대위를 구성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천하람 전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후보, 김재섭 전 서울 도봉갑 후보, 조성은 전 브랜드뉴파티 대표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김종인 비대위는 당의 이념, 노선, 정강, 정책까지 모두 바꾼다는 계획이다. 자유·시장경제 등 보수진영이 전통적으로 강조해온 가치 외에도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김 내정자는 그동안 통합당이 ‘가진 자’와 ‘기득권’을 옹호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 왔다. 21대 국회와 차기 대선에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는 기본소득제와 전 국민 고용보험 등에 대해서도 당의 입장을 전향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당내에선 김 내정자가 과거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에서 보여준 성공 사례를 다시 한 번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인표 쇄신’이 당내 갈등을 이겨낼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근혜 캠프에서 경제민주화 등을 내세우는 등 노선 전환으로 성과를 거뒀지만 이후 내부 갈등으로 중도하차한 과거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벌써부터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전날 “당이 또다시 ‘80대 정치기술자’ 뒤에 숨었다”며 “세대교체도 남이 해줘야 하는 자생력 없는 정당임을 고백했다”고 비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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