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주 풍력발전 올해만 40번 넘게 멈췄다

입력 2020-05-25 17:24   수정 2020-05-26 00:56


제주 풍력발전 설비가 올해 들어 40차례 넘게 멈춰선 것으로 나타났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었기 때문이다. 바람이 강하면 풍력 발전량이 급증해 과부하로 정전 등 시스템 전반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정부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현재 약 5%에서 2030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급격히 늘면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제주 풍력발전단지들은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전력거래소로부터 43차례 ‘출력제한 명령’을 받았다. 출력제한 명령은 발전을 중단토록 하는 것이다. 강풍에 풍력 발전량이 과도하게 증가하면 과부하로 정전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전력거래소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출력제한 명령을 내린다.

제주도 발전단지의 출력제한 명령 건수는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2015년 3건에서 지난해 46건으로 증가하더니 올해는 벌써 40건을 넘었다. 제주도 풍력발전 설비가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란 설명이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매년 10~3월은 제주도에 북서풍이 불어 풍속이 빠르다”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력 수요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전체 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유난히 높다. 지난해 제주도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3%에 달해 전국 평균(5.2%)보다 크게 높았다. 제주도가 ‘에너지 전환 정책의 미래’라고 평가받고 있는 까닭이다. 올해부터 향후 15년간의 국가 전력 수급 계획 초안을 짜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분과위원회(전문가 자문기구)’는 제주수급소위원회를 따로 두고 제주도 사례를 집중적으로 참고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불안정한 전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꼽힌다. ESS는 전력을 저장했다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장치다. 하지만 용량에 제한이 있는 데다 최근 잇따른 화재 사고로 보급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전력은 제주와 전남 완도를 잇는 제3연계선 해저케이블(#HVDC)을 통해 전력 수급 변동성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준공 계획은 올해 6월까지였으나 완도군 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신재생에너지의 과잉·과소 발전을 해결할 뚜렷한 대책이 없다”며 “무리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전력 시스템에 무리가 가면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확대를 추진하면서 산지 훼손 등 환경 파괴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이를 보완할 대책으로 해상풍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따르면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 보급 목표의 약 4분의 1은 해상풍력이 차지한다. 어업계는 해상풍력이 확대되면 어업 구역이 축소되고 해양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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