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보안법은 홍콩의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 제23조에 근거한다. 23조는 국가 전복과 반란을 선동하거나 국가 안전을 저해하는 위험인물 등에 대해 최장 30년의 징역형을 내리도록 하고, 이를 시행하는 구체적 법률을 제정하도록 규정했다.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 법안을 직접 제정하겠다고 나선 데는 지도부의 홍콩 장악 의지가 담겨 있다는 평가다. 전인대에 소개된 홍콩 보안법 초안은 국가를 분열시키고, 국가 정권을 전복하고, 테러리즘 조직을 결성해 활동하는 행위 등을 예방·저지·처벌하도록 했다.
외국이나 홍콩 외 세력이 홍콩 내정에 개입하거나 홍콩을 이용해 분열·전복·침투·파괴하는 활동도 제한한다. 홍콩의 행정 및 입법, 사법기관은 이를 이행해야 하며,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은 정기적으로 관련 상황을 중국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 시위대의 행동들이 모두 홍콩 보안법이 금지한 사항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당시 시위대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태우고 국가 휘장을 훼손했다. 중국 본토 기반 기업과 은행에 화염병을 던지는 한편 반중국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런 행위는 최고 징역 3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법안 통과 땐 대규모 시위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오는 9월 홍콩 입법회(국회)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구위원 선거에선 범민주 진영이 18개 구 중 17개를 석권했다. 그러나 보안법 때문에 민주 진영 인물들이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면 이런 ‘반란’이 원천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
홍콩에서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관리위원회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홍콩 명보는 “선관위가 보안법의 ‘외부 세력 개입 금지’ 조항을 활용해 범민주 진영 인사의 선거 참여를 막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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