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채용 방식이 공개 채용에서 수시 채용으로 바뀌면서 인재 검색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명함 관리 앱 리멤버로 알려진 드라마앤컴퍼니가 작년 7월 선보인 인재 검색 서비스 리멤버 커리어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60만 명의 인재풀을 확보했다. 원티드와 팀블라인드 등 스타트업도 인재 검색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채용 플랫폼 시장의 변화
기업들은 디지털시대 산업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인재 채용 방식을 바꾸고 있다. 공개 채용 대신 사업부별로 필요한 경력 직원을 수시로 뽑는 비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대기업들은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 사내에 헤드헌터를 두는가 하면 이를 관리하는 별도 조직을 운영하기도 한다.
인재 검색 서비스는 이 같은 변화와 맞물려 수요가 늘고 있다.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하면 등록된 구직자 프로필을 검색해 원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 직장을 바꾸려는 적극적 구직자뿐만 아니라 현재 현업에서 인정받고 일하는 잠재적 구직자까지 영업 대상에 올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국내에서는 2018년 원티드가 매치업이라는 인재 검색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고 작년 드라마앤컴퍼니가 리멤버 커리어를 내놨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운영하는 팀블라인드도 자회사 알프레도HR을 설립하고 이직 컨설팅과 인재 매칭 서비스에 나섰다.
이들은 잡코리아, 사람인, 인크루트 등 채용 공고 플랫폼을 주도해온 기존 업체를 추격하고 있다. 인재풀 규모에서 리멤버 커리어는 60만 명을 확보하며 2위이던 사람인(50만 명)을 넘어섰다. 2000년대 초반 서비스를 시작해 국내 프로필 등록자 규모 1위를 달리고 있는 잡코리아(110만 명)의 입지까지 위협하고 있다.
드라마앤컴퍼니는 명함 관리 앱인 리멤버로 출발했다. 300만 명에 달하는 회원 데이터베이스(DB)를 앞세워 리멤버 커리어 회원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사진)는 “기업들이 핵심 인재를 찾을 때 인재 스카우트 서비스를 이용해 채용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며 “명함 관리 분야에서 직장인 필수 앱으로 자리잡은 리멤버를 기반으로 인재 DB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판 링크트인 꿈꾼다
채용 플랫폼 시장은 2010년대 중반부터 연평균 14%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람인에 따르면 2014년 1320억원 수준이던 시장 규모는 2018년 2560억원으로 성장했다. 최근 인재 검색 시장까지 커지면서 성장세는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의 인재 검색 서비스 링크트인이 기존 채용 공고 시장의 강자 몬스터를 꺾는 변화도 일어났다. 링크트인은 2007년 324억원이던 매출을 2018년 6조1500억원으로 끌어올리며 채용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 성장성을 인정받아 2016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됐다.
헤드헌팅업체 케이비앤파트너즈의 안현진 이사는 “기업의 경력직 채용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링크트인이 인재 검색 서비스를 앞세워 1위에 올랐듯 국내에서도 이 분야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 시장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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