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천연 발효 조미 소재 ‘테이스트엔리치’를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라면 스프나 조미료에서 쓰이고 있는 소재인 MSG와 핵산을 대체할 만한 식품산업 신소재로 꼽힌다는 설명이다.
테이스트엔리치는 CJ제일제당이 60여 년간 쌓아온 미생물 발효 연구개발(R&D) 역량과 첨단 기술이 집약된 천연 조미 소재다. 10년간의 제품 개발과정을 끝내고 최근 상용화했다. 국내·외 식품사들을 상대로 판매하는 기업간 거래(B2B) 용 제품이다. 인도네시아에 생산공장을 두고 글로벌 시장에 먼저 판매한 후 국내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테이스트엔리치는 일체 첨가물을 넣지 않고 사탕수수 등의 식물성 원료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감칠맛 발효성분으로만 제조했다. CJ제일제당은 정제나 화학처리 등의 인위적인 공정을 없애고, 차별화된 천연 발효공법을 개발, 이를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Non-GMO, Non-알러지, 천연 재료, 최소한의 가공 등의 원칙을 지켜 생산했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라면, 과자 등 대량생산 가공식품에 두루 쓰이는 MSG를 대체할 신소재로 분류된다. MSG처럼 첨가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천연 조미소재는 시장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 조미 소재 시장은 MSG와 핵산, 천연소재(효모엑기스) 등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기준 약 57억 달러(7조 원)에 이르는 식품 조미 소재 시장에서 천연 조미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18% 수준이다. 전체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MSG 시장이 정체 국면인 반면 천연 조미 소재 시장은 해마다 6~10% 가량 성장하고 있어 향후 5년내 2조원 이상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천연 조미 소재인 효모 엑기스의 단점으로 지적된 특유의 냄새나 일부 알러지 성분을 완벽하게 없애 차별화했다. 여기에100% 식물유래 성분이기 때문에 최근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비건(완전 채식)’ 소재로도 쓰일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테이스트엔리치를 조기에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시생산된 물량으로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유수의 식품기업들과 전략적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있었다. CJ제일제당은 인도네시아 좀방 공장에 테이스트엔리치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해 안정적인 물량을 생산, 공급할 방침이다. 시장내 유사 제품이 없는 독보적 위상과 그린 바이오 사업 성장 과정에서 확보한 글로벌 공급망을 기반으로 5년 내 천연 조미 소재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보다 건강한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글로벌 식품제조기업들에게 좋은 해답이 될 것”이라며, “1977년 핵산 시장에 첫 진출해 현재 압도적 글로벌 1위에 오른 것처럼, 테이스트엔리치도 천연 조미 소재 시장을 제패하는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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