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차환이 어려워진 기업들을 위해 마련한 회사채신속인수제의 첫 번째 수혜기업으로 두산중공업의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가 선정됐다.
회사채신속인수제란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기업들이 갚지 못하게 됐을 때 산업은행이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도록 해서 사주는 제도다. 투자등급이기는 하지만 비우량사채로 분류되는 A~BBB 등급 회사채가 지원 대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 대책 가운데 하나로 7년만에 다시 부활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회사채신속인수제 차환발행심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300억원 규모의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채 차환 지원 결정을 내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에 회사채신속인수를 신청한 기업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유일했다”며 “별다른 문제없이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는 민간 채권평가사들의 시가평가 금리(민평금리)에 25bp(1bp는 0.01%포인트) 안팎이 더해질 것으로 가능성이 크다.
건설중장비 제작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기업신용 등급은 BBB다. 지난 1분기에 매출 2조93억원과 순이익 746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7.9%와 42.9% 줄었다. 지분의 36.27%를 갖고 있는 모기업 두산중공업이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시장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도 매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차환발행심사위원회의 지원 결정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당장에 300억원 가운데 60억원만 자기 힘으로 마련하면 된다. 산업은행은 나머지 240억원을 일단 모두 인수한 뒤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금융투자협회에 각각 40%, 50%, 10%의 비율로 다시 배분해준다.
회사채신속인수 지원 규모는 2조2000억원이며 차환발행심사위원회는 매달 한 번씩 지원 대상을 결정할 계획이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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