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인 GS E&R이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회사채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신용등급 ‘A+’ 이하 기업이 채권발행시장에서 줄줄이 ‘완판’에 실패하는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 E&R이 3년물 1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169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GS E&R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다섯 번째로 높은 ‘A+’다.
비우량 회사채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기대 이상의 수요를 모았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메리츠금융지주(영구채 700억원)와 현대건설기계(1500억원), 한화건설(1000억원)이 연이어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했을 정도로 최근 A급(A-~A+) 이하 기업들은 험난한 조달환경에 처해있다. 지난 25일엔 ‘AA-’등급인 KCC가 회사채 모집액(1500억원)을 채우지 못하면서 실적과 재무구조 악화를 겪는 곳은 신용도가 높더라도 안심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
GS E&R의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기관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다. GS E&R은 반월과 구미, 포천 산업단지에서 열병합발전을 통해 증기와 전기를 판매하고 있다. 자회사인 지에스동해전력과 지에스포천그린에너지를 통해선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다. 주요 사업을 통해 최근 3년 동안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585억원을 기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GS그룹이 지원해줄 수 있는 능력도 충분하다고 본 여러 기관이 담을만한 회사채로 판단하고 투자의향을 보였다”며 “최근 회사채 금리가 오르면서 평소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아진 것도 매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GS E&R의 이번 회사채 발행금리는 민간 채권평가사들의 시가평가 대비 약 0.6%포인트 높은 연 2.35% 수준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