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편의점 와인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올 들어 지난 26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와인 판매 증가율은 이마트24가 228%로 가장 높았다. CU(45.8%), GS25(27.7%), 세븐일레븐(26.1%)도 고르게 증가했다.
와인 판매가 늘어난 이유는 다양하다. 회식과 외식 대신 ‘집밥’과 ‘홈술’이 늘면서 식사와 함께할 주종으로 와인을 택하는 사람이 늘었다. 실내 쇼핑몰, 영화관 대신 야외 나들이에 나서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차박(차에서 숙박)’과 ‘와인 피크닉’은 올봄 20~30대의 여가 키워드였다. 온라인에서 예약 주문하고 편의점에서 찾아갈 수 있는 ‘통신 판매’가 지난 4월 14일부터 시행된 것은 와인업계에 큰 호재가 됐다. 유통 채널에선 낮은 가격대의 와인이 많아지고, 판매처가 편의점 등으로 대폭 확대됐다.
편의점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와인 부문에 공을 들였다. 이마트24는 ‘주류 카테고리 킬러’ 매장이라는 이름으로 술 특화 매장을 선보였다. 벌써 1900여 곳으로 늘었다. 와인은 80여 종, 위스키는 20여 종을 판다. GS25는 1만~2만원대 와인 18종을 전 점포에서 판매한다. 작년 12월엔 ‘와인 25’ 모바일 앱을 내놓고 30여 종의 와인을 예약 후 편의점에서 찾아가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자체 수입 와인도 대거 선보이고 있다. 2017년부터 명화, 명곡 등 예술품을 연계한 ‘넘버’ 시리즈와 와인의 유명 산지를 표현한 ‘네이쳐사운드’ 시리즈 등을 내놨다. 지난해 GS25 와인 매출 중 42.2%가 이 시리즈들이었다.
5월 황금연휴 기간에 와인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올해 와인 판매량은 전년보다 각각 23.1%, 24.2% 늘었다. 5월 들어서는 매출 증가율이 이마트 52.5%, 롯데마트 86.2%, 홈플러스 42.2%를 기록했다.
화제를 모은 드라마 ‘부부의 세계’도 4~5월 와인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웃과의 파티나 홈술용으로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면서 방영일이던 금요일과 토요일에 와인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것. CU 관계자는 “4~5월에 금요일과 토요일 와인 매출이 주간 매출의 41.7%를 차지했다”며 “와인업계에서 드라마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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