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소비에서도 이런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극장가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집에서 혼자 영화를 볼 수 있는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이용자가 급증했다. 극장에서 ‘내 집 영화관’으로의 이동이 코로나19로 더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사냥의 시간’은 한국 신작 영화 중 처음으로 극장에 개봉되지 않고 넷플릭스에 독점 공개된 영화다. 이 영화는 지난 2월 26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2월 하순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해 개봉이 잠정 연기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고심에 빠진 배급사가 향한 곳은 넷플릭스였다. 극장에서 개봉해봤자 관객을 충분히 끌어모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때문에 판매사가 배급사를 상대로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 공방까지 일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주말(5월 23~24일) 영화관 관객 수는 14만4218명으로 전년 동기(5월 25~26일) 대비 91.7% 감소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하던 초기에 일부 확진자가 영화관을 다녀가 관객이 급감한 뒤 회복세가 더디다.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19 유행이 쿠팡 부천 물류센터를 거쳐 증폭되고 있어서다.
반면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 등 OTT들은 말 그대로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하지 않고 집에 머무르는 ‘집콕족’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최근 한국인의 넷플릭스 신용카드·체크카드 결제 내역을 집계한 결과 4월 국내 넷플릭스 카드 결제액은 439억원으로 추산됐다. 2016년 한국에 상륙한 뒤 최대다. 3월(362억원)에 비해 21.3% 증가했다. 4월 유료 가입자는 328만 명으로 집계됐다. 와이즈앱 관계자는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통신사를 통해 요금을 지급하거나 앱스토어에서 결제하는 경우가 있어 실제 유료 사용자와 결제금액은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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