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서울 강남과 강북 지역 주요 아파트 단지 매매가격이 4~9%가량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3.3㎡당 1억원 시대’를 이끈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실거래가가 9% 정도 떨어졌다.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 수혜가 예상되는 잠실동 대단지들은 5% 정도 하락했다. 강북에서는 마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최근 급매물들이 소진되면서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반등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올 들어 반포 아파트 하락률 높아
29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지역별 주요 아파트의 전용면적 84㎡형 시세를 조사한 결과 올 들어 반포동 신축 단지의 하락세가 컸다.
한강 조망 프리미엄으로 주목받은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형 실거래가는 5월 평균 27억9300만원으로, 작년 12월(30억7000만원) 대비 9%가량 떨어졌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형도 같은 기간 29억3600만원에서 26억9300만원으로 실거래가 평균이 8% 넘게 하락했다.
잠실 대단지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방어도가 높았다. 잠실동 잠실엘스는 지난해 12월 평균 19억6800만원에서 올해 5월 평균 18억8200만원으로 실거래가 하락률이 4.3%에 그쳤다. 잠실동 리센츠의 이달 실거래가 평균은 작년 12월 평균(19억9800만원) 대비 5.6% 떨어진 18억85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84㎡형 실거래가도 같은 기간 25억2000만원에서 5.9% 하락한 23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강북 대표 단지들은 강남 지역보다 매매가 하락률이 더 낮았다. 마포 대장주로 꼽히는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형은 작년 12월 평균 실거래가가 16억원에서 현재 15억2500만원으로 4.6% 하락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이 주택형 거래는 올 2분기 들어 단 2건에 불과했다.
종로구 평동 경희궁자이 84㎡형도 작년 말 16억6500만원에서 지난 3월 16억4000만원으로 실거래가가 1.5% 하락했다. 서울숲 인근 고급 아파트인 성수동 트리마제 85㎡형은 거래가 많이 되지 않았지만 실거래가는 29억원대를 유지했다.
서울 집값 바닥 쳤나
이날 부동산114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상승했다. 9주 만의 상승세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한인 다음달 말 전에 팔자는 급매가 소화되면서 하락세가 멈췄다는 설명이다. 송파구가 0.02% 상승했고 서초구는 보합으로 돌아섰다.
다만 하락세는 멈췄지만 본격적인 상승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각 지역 대표 단지들이 차례로 보합 전환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15억원 이상 주택은 대출을 원천 금지하는 등 정부 수요 억제책이 워낙 강력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흔히 말하는 대장주들은 최근 몇 년간 올랐기 때문에 본격적인 반등은 쉽지 않다”며 “다만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다음달 말까지 다주택자 중과세 절세 매물이 사라지면 가격대는 보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대출 규제가 심한 신축 대장주보다는 저렴하게 공급되는 신규 분양 물량이나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자 관심이 옮겨갈 수 있다”고 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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