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협치' 본격 나서나…"여야 대표와 정기적 만남 추진"

입력 2020-05-29 17:33   수정 2020-05-30 00:53

문재인 대통령(얼굴)이 청와대 실무진에 여야 대표와의 정례 만남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28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문 대통령이 “협치의 쉬운 길은 대통령과 여야가 자주 만나는 것”이라고 말한 지 하루 만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문 대통령이 여야가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추진해 보라고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지시했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한번 협치를 해보자고 한 발언을 떠올리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서 현안이 있으면 현안을 얘기하고,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서 정국을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제안한 정무장관 신설과 관련해서도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무장관을 신설하려면 정부조직법을 개편해야 하고, 정무수석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도 검토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야당은 정부가 비대해지는 것을 반대하지만 이번에는 야당에서 먼저 제의한 것이기에 긍정적으로 검토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용유연성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윤 수석은 “고용유연성 강화는 해고를 쉽게 하겠다는 것으로, 위기 극복과는 관련이 없다”며 “고용유연성을 강화하는 것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더 위기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주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브리핑에서 ‘고용유연성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에 문 대통령이 동의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윤 수석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은 주 원내대표의 얘기를 들은 것일 뿐 동의한 것이 아니다”며 “주 원내대표가 얘기했을 때 대통령이 ‘안 됩니다’고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의했다’고 얘기할 순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김정숙 여사가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요리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메뉴는 모둠해물사태찜이었다. 육류와 해물, 채소 등 모둠 식재료가 어우러지는 찜 요리로 화합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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