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홍콩보안법 제정 문제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개적인 중국 '편들기'를 통해 북중 우호 관계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0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홍콩보안법 관련 질의에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3기 제3차 회의에서 중국의 헌법과 홍콩기본법에 근거해 홍콩특별행정구의 국가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법률제도 및 집행체계를 수립하고 완비할 데 관한 결정을 채택한 것은 합법적인 조치"라고 답했다.
대변인은 "최근 홍콩에서는 중국의 '한 나라 두 제도' 원칙과 국가 안전을 위협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됐다"면서 "이는 사회주의 국가의 영상에 먹칠하고 사회적 혼란을 조장, 확대해 중국을 분열 와해시키려는 외부 세력과 그 추종세력의 음모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콩 문제는 철저히 중국 내정에 속하는 문제로서 그 어떤 나라나 세력도 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할 권리가 없다"며 "우리는 홍콩의 안정과 사회경제 발전에 저해를 주는 외부의 간섭 행위를 견결히 반대, 배격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을 비판한 미국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대변인은 홍콩을 '중국의 주권이 행사되고 헌법이 적용되는 불가분리 영토'로 규정했다. 또 "중국 당과 정부가 나라의 주권과 안전, 영토 안정을 수호하고 '한 나라 두 제도' 정책에 기초한 홍콩의 안정과 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취하는 조치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북중 전통적 우호 관계와 북미 갈등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예상됐다. 다만 북한은 기자의 질의에 대해 당국자가 답하는 양식으로 입장의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의 양식 보다는 권위가 낮다는 얘기다.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3기 3차 전체회의 폐막일인 지난 28일 홍콩보안법 초안을 의결했다.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인 평양방송도 전인대 소식을 소개하면서 "국가의 안전수호를 위한 홍콩특별행정구의 법률제도 및 집행체제를 수립하고 완비할 데 관한 전국인민대표대회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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