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잠 김행숙(1970~)

입력 2020-05-31 17:44   수정 2020-06-01 01:35

눈을 감았다는 것

발가락이 꼬물거리며 허공으로 피어오른다는 것

발바닥이 무게를 잊었다는 것

감은 눈처럼

발은 다른 기억을 가지기 시작한다

어디에도 닿지 않은 채

그곳에 속하는

시집 《타인의 의미》(민음사) 中

잠에 빠져들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나른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과일을 먹고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휴대폰을 쥐고서 스르륵 잠에 빠져봅니다. 몸에서 가장 먼 곳부터 허공으로 떠오릅니다. 잠깐 쉬었다 가도 좋겠지요. 잠깐 쉬었다가 반짝 눈을 떠도 좋겠지요. 잠을 자는 동안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눈을 떠서 사고 친 강아지의 흔적을 치우고, 방긋 웃는 아기를 들어올리고, 출근 준비를 시작해도 좋겠지요. 몸에서 가장 먼 곳부터 서서히 들어 올려도 좋겠지요.

주민현 시인(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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